고려대 사회봉사단, 철원에서 4박5일 재능기부… 철원고 학생들에 공부·진로 ‘상담 봉사’

입력 2011-07-29 19:17


29일 강원도 철원군 철원고 교실에는 방학 중인데도 학생들로 가득 찼다. 학생 33명과 지도교수 1명 등으로 구성된 고려대 사회봉사단이 지난 26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진행 중인 재능봉사 ‘비전캠프’가 열렸기 때문이다.

공부법 특강 강사로 나선 경영학과 2학년 정성용(23)씨는 자신감을 비법으로 소개했다. 정씨는 “대구에서 고교를 다닐 때 서울 학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면서 “그러나 자신감을 갖고 공부해 수능에서 2∼3개 문제밖에 틀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씨는 이어 “한 문제를 풀더라도 개념을 이해하라”면서 “반드시 공부 친구를 만들어 모르는 문제를 직접 설명할 수 있을 때까지 공부하라”고 조언했다. 철원고 학생들은 정씨의 한마디 한마디에 눈과 귀를 모았다.

고려대 사회봉사단은 올해 초 철원고와 결연을 맺고 온라인 멘토링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봉사단원 1명이 고교생 1명의 멘토가 돼 학기 중에는 온라인으로 과외 교습을 했다. 컴퓨터를 통해 교류했던 이들은 방학이 시작되면 직접 만나기로 했다.

토목학과 4학년 김도영(27)씨는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온라인 과외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했다. 김씨는 “교육서비스 소외 지역인 농촌 지역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다 인터넷에서 해법을 찾았다”고 말했다.

공부법 특강이 끝나고 본격적인 일대일 진학상담이 이어졌다. 22쌍의 멘토와 학생들은 교실을 벗어나 나무 아래와 잔디밭에 자리를 잡고 대화를 나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존경한다는 손준혁(17·고2)군은 사회학과에 재학 중인 멘토 김선민(22·여)씨의 설명을 듣고 정치외교학과에 진학하기로 마음을 정했다. 손군은 “영어를 배우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밖에 없었는데 누나의 조언을 들으니 대학생활이 생생하게 다가왔다”며 고마워했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송명석(16·고1)군은 운동과 공부를 병행할 수 있는 체육교육과에 대한 설명을 듣고 그 과에 가기로 결심했다.

체육교육과 교수인 김매이(36·여) 봉사단 단장은 “농촌 봉사활동 같은 노력봉사보다 자연스럽게 재능을 사회화할 수 있는 활동을 고민했다”며 “교육봉사를 통해 서울과 지방의 격차를 조금이라도 줄이고 싶다”고 말했다. 봉사단은 다음 학기에도 멘토링을 이어간 뒤 12월 겨울방학에 다시 철원고를 찾기로 했다.

철원=글·사진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