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분기 매출 39조4400억…스마트폰 최대 실적, LCD·반도체 까먹어

입력 2011-07-29 21:38

삼성전자가 2분기에도 지난해보다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갤럭시S2 판매 호조로 스마트폰 부문은 적지 않은 이익을 냈지만 LCD와 반도체 부문이 1분기에 이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삼성전자는 29일 “2분기 실적이 매출 39조4400억원, 영업이익 3조7500억원으로 집계됐다”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5.2%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달 초 발표한 잠정 실적보다는 다소 늘었지만 여전히 기대치를 밑돌았다.

부진의 원인은 스마트폰의 활약에 못 미치는 LCD 부문의 영업 적자다. LCD는 1년 가까이 지속된 불황과 계절적 비수기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경쟁사와의 기술격차가 상대적으로 미미해 가격 하락에 대응할 수도 없었다. 지난 1분기 2300억원의 적자를 낸 LCD 부문은 2분기에도 21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LCD 부문 실적 부진과 관련해 LCD 사업부장인 장원기 사장을 사실상 경질했다.

전통적으로 영업이익의 절반가량을 책임져 왔던 반도체 부문도 주력 제품인 D램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간신히 체면만 유지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은 9조1600억원, 영업이익은 1조79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4%, 영업이익은 39%나 각각 줄었다.

그나마 선방한 것은 갤럭시S와 갤럭시S2 등 스마트폰의 활약 덕분이다. 통신 부문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3%, 166%나 증가한 매출 12조1800억원, 영업이익 1조6700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수치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도 어려운 여건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암울했던 시장 상황에 비하면 선전한 결과로 해석된다”면서도 “경기 회복이 불확실한 가운데 PC, TV 등의 제품 수요 약세 지속과 스마트폰, 태블릿 시장의 경쟁 심화 등 전반적으로 어려운 경영 여건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건희 회장은 이날 오전 삼성전자 수원디지털시티에서 열린 ‘2011년도 선진제품 비교 전시회’에 참석해 전시된 제품을 직접 비교 시연하며 제품의 경쟁력 수준을 점검했다. 이 회장은 전시회를 둘러본 뒤 경영진에게 삼성이 확보해야 할 세 가지로 소프트 기술과 S급 인재, 특허를 제시했다.

이 회장은 “소프트웨어, 디자인, 서비스 등 소프트 기술의 경쟁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며 “하드웨어도 부품 수를 줄여 가볍고 안전하게 만들어 경쟁사보다 앞선 제품을 만들 자신이 없으면 아예 시작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기술 확보를 위해서는 S급 인재를 뽑는 데서 그치지 말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세정 김수현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