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나무 천장’ 못 뚫는 아시아인

입력 2011-07-29 18:19


일류대 졸업·취업은 승승장구

취업 후 백인의 편견·차별로 승진 등서 불이익


미국 내 아시아인들이 타 인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학 졸업 때까지 ‘잘나가다가’ 취업 후 주위의 편견으로 인해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인 워크라이프정책센터(CWLP) 소장 실비아 앤 휴렛은 최근 센터 조사팀이 펴낸 ‘미국 내 아시아인들(Asian in America)’이란 보고서를 인용, 아시아인들이 ‘대나무 천장(bamboo ceiling)’을 뚫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고문을 미 경제지 포브스에 28일(현지시간) 실었다. 대나무 천장은 직장 내 여성 차별을 뜻하는 ’유리 천장’에 빗댄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차별을 뜻한다.

휴렛은 기고문에서 ‘모범적인 소수인종’으로 분류되는 아시아인들이 미국 내에서 다른 인종에 비해 일류 대학 졸업과 취업까지는 상대적으로 쉽게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공에 대한 열망도 강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보고서에 담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시아계 전문직 종사자의 64%는 최고경영자(CEO)까지 올라가기를 바라는 반면, 이러한 포부를 가진 백인은 52%에 그쳤다.

하지만 문제는 취업 후 드러나지 않는 주위의 편견과 차별 때문에 이들이 승진 등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아시아계가 미국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 정도지만 미 경제 전문지 포천 선정 500대 기업 가운데 아시아계 CEO는 1.5%에 불과하다는 것도 이를 증명한다. 또 아시아계 남성은 향후 1년 내 사표를 던질 확률이 백인보다 3배 높았다. 여성의 경우엔 40% 많았다. 특히 아시아계 응답자 4명 중 1명이 회사 내 백인들과 비교해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것.

휴렛은 아시아인들에 대한 차별 대우가 자기 조직에 백인이 들어오길 원하는 백인 리더들의 심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다 기업 경영진들이 아시아인들에 대해 리더십이 부족한 데다 너무 조용하고 순종적이라는 잘못된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도 한몫 한다고 봤다. 휴렛은 “아시아계가 미국 기업 내에서 잠재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