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교회를 도웁시다-국민일보·세복협 공동캠페인] 경기도 고양 들풀교회

입력 2011-07-29 21:15


18년 지하 전전하다 마련한 예배당이 화마에…

새 성전이 불탔다. 늦깎이로 낳은 아들처럼 아침저녁으로 봐도 사랑스럽고 듬직한 예배당이었다. 그러나 지난 6월 11일 오후 5시17분. 에어컨에서 발생한 불꽃은 모든 정성을 쏟아 부었던 200여㎡의 예배당을 시커먼 잿더미로 바꾸어놓았다. 경기도 고양시 풍동에 있는 들풀교회 육기환(59) 목사의 이야기다.

“외부에 있다가 예배당이 불탔다는 소식을 듣고 정신없이 달려왔습니다. 건물에 들어서는데 정신이 몽롱해지고 심장이 멎는 느낌이 들더군요. 나중에 얘기를 들어보니 제가 무작정 강대상 쪽으로 뛰어 들었다네요. 소방관 2명이 곧바로 절 붙들었나봐요.”

그는 1993년부터 경기도 고양시에서 지하 예배당을 전전했다. 그렇게 새 성전의 꿈을 알뜰살뜰 모아 세운 공간이었다. 작은 아파트 전세금까지 빼서 교회 건축에 힘을 보탰다. 이곳은 지난 2월 입당예배 후부터 기도와 말씀, 찬양이 넘치는 공간이었다. 하지만 4개월 후 예배당 내부의 CCTV는 그곳이 어떻게 잿더미로 변했는지 생생하게 기록하고 있다. 그날 오후 5시18분이 되자 예배당 한쪽 구석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나기 시작하더니 불길이 솟아 올랐다. 21분 연기가 천장을 뒤덮고 불이 본격적으로 벽을 타 올랐다. 그리고 2분 후 CCTV 카메라의 영상이 정지된다.

육 목사는 사고 당시 유독가스를 들이마셔 한동안 병원 신세를 졌다. 정신적 충격에 심리치료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사고 후 2개월이 지났지만 화재 원인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조립식에 250석의 좌석을 설치한 예배당이 참 예뻤어요. 주변에선 예배당을 잘 지었다며 견학을 오기도 했죠. 그런데 그게 시커먼 숯덩어리가 됐으니. 문제의 에어컨은 3년 된 중고 제품으로 제작사의 AS까지 받았던 제품이었어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만약 CCTV를 설치하지 않았다면 화재 원인까지 증명해야 하는 고단한 일을 겪을 뻔했어요.”

크리스털 강대상은 시커멓게 변했고 장의자의 커버와 스티로폼은 흉측하게 녹아내렸다. 발화지점 가까이 있던 것은 새까맣게 타버려 큼지막한 숯덩어리가 됐다. 성경, 스피커, 방송시설, 주보대, 피아노, 드럼 등 모두 타거나 그을렸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는 화재 감식이 되지 않는다는 통보를 해 왔다. 에어컨 내부가 모두 녹아내렸기 때문이다. 일산소방서에는 ‘전기적 요인과 미확인 단락’으로 화재증명원을 발급했다.

“감사한 것은 인명피해가 없었다는 겁니다. 아내와 딸아이가 사택에 머물고 있었는데 다행히 예배당에 방화유리문을 설치했기 때문에 불길이 다른 창문으로 뻗어나갔어요. 안 그랬으면….”

주변에 늦둥이로 낳은 딸이라며 자랑하는 최모(8)양은 육 목사의 친딸이 아니다. 최양의 모친은 출산 후 유방암으로 사망했다. 부친은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양육권을 포기했다. 육 목사 부부는 8년 전 최양을 데리고 와 애지중지 키우고 있다.

“하나님의 사랑으로 딸아이를 어두운 그늘 없이 밝게 키웠어요. 이젠 이 아이가 화재로 가슴까지 타버린 저희 부부의 마음을 오히려 촉촉하게 적십니다. 하나님은 분명 이 사건을 통해 저와 들풀교회에 주시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을 겁니다. 반드시 다시 일어서서 선교에 주력하는 교회가 되겠습니다. 주님의 은혜대로 서로에게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교인들은 식당에서 새벽기도회와 주일예배를 드리고 있다. 하지만 교회가 재기하기 위해선 갈 길이 멀다. 당장의 건물 철거비는 물론 성전 건축에 따른 대출이자 압박이 크기 때문이다.

◇어려운 교회나 홀로 된 사모들은 청원서, 교회(자기)소개서와 기타 서류를 제출하면 이를 취재해 보도하고 후원자들의 명단은 지면에 소개됩니다.

◇후원자 (단위:원)

△김승민 50만 △한빛교회 10만 박태서 10만 권중석 10만 신경섭 10만 △박용환 5만 최형수 5만 최정아 5만 안정란 5만 박광식 5만 홍희선 5만 복음에빚진자 5만 △윤용길 3만 △김화대 2만 조기일 2만 최순영 2만

◇후원금 접수

국민은행 538801-01-295703 (예금주 한영훈-세복협)

신한은행 100-026-263928 (예금주 한영훈-세복협)

◇문의 및 서류접수

세계복음화협의회(02-2608-0111)

고양=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