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합동, 관상기도 왕의기도 입장 표명 유보

관상기도와 ‘왕의 기도’에 대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의 입장 표명이 유보됐다.

예장 합동 총회 신학부(부장 권순직 목사)는 28일 오전 총회본부에서 임원회, 실행위원회를 잇따라 열어 지난해 총회에서 결의한 관상 기도, 왕의 기도 문제에 대해 최종 연구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이었다.

예장 합동은 일단 관상기도와 ‘왕의 기도’에 문제가 있다는 데는 의견을 모았다. 관상기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을 부인하고 범신론의 오류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별계시의 필요성을 부인하는 점도 지적했다.

손기철 장로가 주도하고 있는 ‘왕의 기도’에 대해서도 심각한 위험이 있다고 봤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심창섭(총신대 신학대학원) 교수는 손 장로의 저서 ‘왕의 기도’ 내용에 대해 말씀의 실체화, 진화론적 성령론, 질병치유 우선주의라며 조목조목 비판했다. 심 교수는 “말씀(로고스) 자체가 예수님이 아닌데 말씀이 실체가 된다고 하는 건 굉장히 위험한 주장”이라며 “손 장로는 또 성령치유를 하지 않는 목회자를 ‘무능한 목회자’로, 성령치유 경험이 없는 평신도를 ‘믿음이 없는 그리스도인’으로 곡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심 교수의 지적에 신학부 위원들도 대부분 동의했다. 권순웅(주다산교회) 목사는 “현재 한국교회에 대두되고 있는 신비주의의 특징은 기성 교회 비판, 강력한 신비주의, 지적인 무장”이라며 “이에 대해 신학적·윤리적·교회법적으로 신중하면서도 분명하게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학부는 이날 논의 내용을 개혁주의 신학대회 발제자였던 김남준(열린교회) 목사와 라영환 명지대 교수에게 다시 한번 검토하도록 했다. 이를 바탕으로 임원회를 열어 최종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