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치열한 순위싸움 불펜진서 판가름

입력 2011-07-28 19:33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후반기 프로야구에서 최대 변수는 무엇일까.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각 구단 감독들이나 야구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불펜’을 꼽는다.

불펜이 탄탄한 팀일수록 역전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역대로 역전승을 많이 거둔 팀은 그 해 최강으로 군림해 왔다. 2007년, 2008년, 2010년 우승을 거둔 SK나 2009년 우승팀인 KIA는 그 해 다른 팀보다 월등히 많은 역전승을 거뒀다.

올해 역전승을 가장 많이 기록한 팀은 삼성이다. 삼성은 27일까지 48승 가운데 56%인 27승을 역전승으로 챙겼다. 이는 삼성의 불펜이 상대팀을 최소 실점으로 틀어 막은 뒤 타선이 득점을 뽑아내는 경기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삼성은 선발이 강하진 않지만 오승환, 정인욱, 안지만, 정인욱, 권오준 등 철벽 불펜의 힘으로 KIA와 1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반대로 KIA는 윤석민, 트레비스, 로페즈 등 8개 구단 가운데 최고로 꼽히는 선발에 비해 불펜이 약한 것이 흠이다. 유동훈, 손영민, 곽정철 등 불펜은 점수를 내주기 일쑤다. 그나마 곽정철은 부상으로 최근 2군에 내려갔다. ‘10억 팔’로 불리는 한기주가 지난 14일 약 2년 만에 돌아왔지만 아직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3위 SK가 전반기에 고전한 것은 김광현의 부진 등 선발 로테이션이 무너지면서 불펜에 과부하가 걸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SK의 선발진이 안정을 되찾으면서 불펜도 점차 제몫을 해내고 있다. SK가 특유의 ‘불펜 야구’로 1위 싸움에 뛰어들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LG를 비롯해 4위 이하 팀은 매 경기마다 불펜이 고민이다. 시즌 초반 1위까지 넘봤던 LG가 겨우 4위에 턱걸이하고 있는 것은 뒷문을 지켜야 할 불펜이 급격히 무너졌기 때문이다. LG는 7월초 박현준, 주키치 등 선발을 불펜으로 변칙 운용해 위기를 모면하기도 했다. 아직 가을잔치 꿈을 접지 않은 롯데도 불펜 운용이 걱정이긴 마찬가지다. 롯데는 전통적으로 불펜이 좋지 않았으나 최근 외국인 투수 부첵을 영입하며 뒷문 강화에 나섰다. LG와 롯데 싸움은 불펜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