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행복한 쓰레기 마을’… 기독교인들 박해속 생계
입력 2011-07-28 18:34
이집트 수도 카이로 근처에는 만시야트 나세르라는 마을이 있다. 일반인에겐 생소한 이름이지만 전문여행가나 사진작가들에게는 ‘쓰레기 도시’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곳이다. 이 마을에 들어서면 사람들은 아파트처럼 높이 쌓인 쓰레기더미에 한 번 놀라고, 그곳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환한 표정을 보고 또 한 번 놀라게 된다고 한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27일(현지시간) ‘자발린’이라 불리며, 수대째 카이로에서 나온 쓰레기를 처리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이 마을 사람들의 삶을 소개했다.
‘자발린’은 기독교 신자들이다. 무슬림이 대부분인 이집트에서 이들은 수백년 동안 박해받았다.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더럽고 위험한 것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기독교 신자들은 카이로의 쓰레기를 처리하는 일을 업으로 삼으며 몇 세대를 이어온 것이다.
이들은 카이로의 생활 폐기물 가운데 3분의 1 정도를 수거하며, 수거해온 쓰레기의 85% 이상을 재사용한다. 쓰레기를 가져오면 일단 버릴 것과 재사용할 것을 체계적으로 분류한다. 고장 난 물건은 수리한 뒤 사용하거나 되팔기도 한다.
이 마을의 사진을 찍은 일리야 스테파노프는 “이곳에는 악취가 가득하고, 사방에 큰 쥐가 돌아다니지만, 사람들의 표정은 어느 곳보다도 행복해 보인다”고 전했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