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대표’ 박태환 사상 첫 100m 결승진출 야망

입력 2011-07-26 18:27


‘마린보이’ 박태환(22·단국대)이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100m 결승 진출에 성공할 수 있을까.

박태환은 27일 오전 중국 상하이 오리엔탈 스포츠센터에서 열리는 남자 자유형 100m 예선에 나선다. 전체 16위 안에 들면 오후에 준결승을 치르고, 준결승 문턱을 넘으면 이튿날 결승무대에 나선다.

1973년 시작된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아시아 선수는 남자 자유형 100m에서 메달을 따기는커녕 결승에 한 번도 오르지 못했다. 여자 자유형 100m에서는 1994년 로마 대회 때 중국의 러징이가 금메달을 딴 적 있지만 남자 자유형 100m에서는 아시아 선수에게 결승 출발대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그동안 중장거리 선수였던 박태환에게 자유형 100m는 주종목이 아니였다. 마이클 볼 개인코치도 “잘 하면 8명이 진출하는 결승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며 목표를 결승 진출에 뒀다. 현재 세계 기록은 세자르 시엘로 필류(브라질)가 2009년 로마 대회에서 첨단 전신 수영복을 입고 세운 46초91이다. 하지만 수영복에 대한 규제가 가해진 지난해 이후에 열린 국제수영대회에선 48초대 중반에서 1위가 결정됐다.

스프린터로 변신한지 1년밖에 안된 박태환의 기록도 그리 나쁘지 않다. 최고기록은 지난해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딸 때 세운 한국 기록 48초70으로 지난해 세계랭킹 17위를 기록했다. 올해는 지난 6월 미국 샌타클래라 국제 그랑프리에서 마이클 펠프스(미국)를 누르고 1위를 차지할 때 세운 48초92다. 올해 세계랭킹 26위에 해당되는 기록이다.

0.01초 차이로 승부가 갈리는 자유형 100m에선 경기 당일의 컨디션 등에 따라 결과가 많이 바뀐다. 따라서 최근 상승세를 탄 박태환이 기적같은 드라마를 연출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무엇보다 장거리 종목인 자유형 1500m를 버리고 200m와 400m에 집중하면서 주무기인 스피드가 향상됐다.

최대 약점으로 지적된 잠영거리도 볼 코치의 지도 아래 많이 좋아졌다.

박태환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잠영거리가 7m에 그쳤으나 최근에는 12m 안팎이다. 잠영거리 향상을 위한 돌핀킥을 중점적으로 훈련한 결과다. 돌핀킥은 스타트 직후 또는 50m턴을 하고 난 뒤 수면 아래에서 돌고래처럼 양발을 모은 뒤 허리와 다리 힘만으로 추진력을 얻는 기술로 수면에서 헤엄치는 것보다 속도가 1.4배 정도 빠르다.

약점을 보완한 박태환에게 자유형 100m 결승 진출은 결코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이상의 결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