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같은 금메달 박태환, 명예회복도 이뤄

입력 2011-07-24 22:15

‘마린보이’ 박태환(22·단국대)이 2011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에서 기적같은 금메달을 차지하며 세계 최강 자리에 다시 올라섰다.

박태환은 24일 중국 상하이 오리엔탈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2초04로 2위인 라이벌 쑨양(중국·3분43초24)과 세계기록(3분40초07) 보유자인 3위 파울 비더만(독일·3분44초14)을 제치고 첫 번째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이로써 박태환은 2007년 호주 멜버른 대회에 이어 자유형 400m에서 개인 통산 두 번째 세계대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해로 14회째를 맞은 세계 대회에서 남자 자유형 400m 우승을 두 차례 이상 차지한 선수는 1978·1982년에 2연패를 달성한 옛 소련의 블라디미르 살니코프와 유일하게 3연패(1998·2001·2003년)를 이룬 호주의 수영영웅 이언 소프에 이어 박태환이 세 번째다.

결승에서 1번 레인을 배정받은 박태환은 출발 반응 속도가 0.67초로 8명의 선수 중 가장 빨랐다. 이후 초반부터 맨 앞에서 레이스를 이끌었다. 200m를 돌 때 1분51초02로 야닉 아넬(프랑스)에게 0.06초 차로 1위 자리를 내준 뒤 250m 구간에서는 4위까지 처졌지만 박태환은 다시 바로 스퍼트를 내 300m 구간에서 다시 1위로 올라섰다. 이후 박태환은 거침없이 물살을 가르며 2위를 차지한 쑨양을 1.20초차로 물리쳤다.

박태환은 앞서 이날 오전 치른 예선에서는 6조에서 3분46초74에 레이스를 마쳐 조 3위, 전체 7위로 8명이 겨루는 결승에 올라 불안감을 안겨줬다. 예선을 7위로 통과해 세계 대회에서 처음 1번 레인이라는 불리한 자리를 배정받은 박태환은 오히려 이 같은 악조건을 장점으로 바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상대의 페이스를 견제하며 레이스를 펼치지 않고, 1번 레인에서 시종일관 힘차게 물살을 갈라 1위를 차지했다.

박태환은 “1번 레인을 배정받고는 솔직히 아찔했다. 1번 레인에서는 경쟁자들을 견제하기가 쉽지 않아 특별한 전략도 필요 없었다. 혼자 페이스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결승에 앞서 “박태환이 예선 때 힘을 아낀 것 같다. 결선에선 박태환이 더 빠를 것”이라고 말한 쑨양의 걱정이 현실로 그대로 나타난 셈이다.

한편 박태환은 25일 자유형 200m 예선, 26일 자유형 200m 결선에 잇따라 나서 다시 한 번 금메달을 노린다. 또 27일에는 이번 대회 출전 종목 중 마지막인 자유형 100m에 출전한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