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열차 추락 참사] 日언론 “불안이 현실로” 비판 보도
입력 2011-07-24 21:43
일본 언론들이 중국 고속열차 추락 참사에 대해 날 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아사히신문, 요미우리신문 등은 24일자 조간에서 “소홀한 안전에 대한 불안이 현실화됐다”면서 중국 남부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에서 발생한 고속열차 추락 사고를 대서특필했다.
이들은 중국 고속열차의 기술 부족과 안전 소홀 문제 등을 집중 점검하며, 사고 원인이 벼락이라는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를 못 믿겠다는 입장까지 보이고 있다. 일부 언론은 “후진타오(胡錦濤) 정권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정권을 직접 겨냥하기도 했다.
중국 고속철 사고에 일본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중국이 베이징-상하이 구간에 개통한 고속철 ‘CRH380A’를 자국 독자기술로 미국에 특허신청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이에 대해 중국 국영 철도업체인 중궈난처(中國南車)가 일본 가와사키중공업의 기술을 바탕으로 만든 것이라며 맞대응하겠다고 감정싸움을 벌여왔다.
아사히신문은 “중국은 고속열차의 독자적인 기술을 주장하면서 국제 특허 신청을 추진하고 있었다”면서 “중국은 고속열차가 일본의 신칸센을 추월했다면서 자신감을 보였지만, 이번 사고로 자존심이 실추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번 사고의 원인이 “차량과 운행시스템이 분리된 데 따른 것일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에 의문을 제기했다.
요미우리신문도 “중국 고속열차의 기술 특허 출원 및 기술 수출 등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산케이신문은 “이런 대형 사고는 일본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생각할 수 없는 것”이라면서 “속도를 중시하고, 안전을 도외시하는 바람에 참사가 일어났다”고 비판했다.
양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