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폭탄·총기 테러] 내국인 용의자+비료 폭탄… ‘오클라호마시티’와 유사

입력 2011-07-24 21:38

“이번 폭탄 테러는 노르웨이의 세계무역센터가 아니라 노르웨이의 오클라호마시티에 가깝다.”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 시내 중심부에서 일어난 차량 폭탄 테러는 1995년 4월 19일 미국을 충격에 빠뜨린 오클라호마시티 폭탄 테러를 떠올리게 한다. 테러범이 내국인이라는 점, 테러에 사용된 폭탄이 질산비료와 디젤유를 섞어 만든 ‘비료폭탄’이란 점이 같기 때문이다.

오클라호마시티 폭탄 테러는 2001년 발생한 9·11테러 이전까지 미국에서 일어난 최대 테러 사건으로 꼽힌다. 26세 경비원 티머시 맥베이는 트럭에 4000파운드(약 1814㎏)의 비료폭탄을 싣고 연방건물 청사로 돌진했다. 이 테러로 168명이 사망하고 800명 이상이 다쳤다. 맥베이는 살인죄로 기소돼 2001년 6월 사형이 집행됐다.

노르웨이 테러범 안데르스 베링 브레이비크도 동일한 방식으로 질산비료와 디젤유를 섞어 비료폭탄을 제조했다. AFP통신은 그가 지난 5월 초 질산비료 6t을 구입했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브레이비크 지오팜’이라는 농장을 운영하면서 농작물을 재배했기 때문에 손쉽게 비료를 취급할 수 있었다.

질산비료는 폭발성이 강해 사제폭탄 제조에 많이 이용된다. 그 자체로는 위험성이 없지만 디젤유 같은 인화성 강한 물질과 결합하면 다이너마이트의 절반에 가까운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질산비료 600㎏이면 빌딩 하나를 순식간에 날려버릴 수 있을 정도다. 농업용으로 쓰여 구입하기 쉽고 폭탄제조 과정도 간단하다. 2002년 202명이 사망한 인도네시아 발리 나이트클럽 폭탄 테러에서도 0.1㎏의 비료폭탄이 사용됐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