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조개류가 ‘아나필락시스’ 주범

입력 2011-07-24 17:36

‘아나필락시스’를 유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이 식품, 특히 생선과 조개류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아나필락시스는 갑자기 전신 알레르기 과민반응을 일으켜 쇼크 상태에 빠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른바 ‘알레르기 쇼크’다.

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수영 교수팀은 2008년 6월부터 2009년 3월까지 10개월간 응급처치를 받은 청소년 알레르기 쇼크 환자가 57명이었고, 이중 63%가 잘못 먹은 식품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24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최근 발간된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지 ‘천식 및 알레르기’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 교수팀은 해마다 심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쇼크 상태에 빠지는 청소년들이 전국적으로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서울 부산 대구 광주 수원 고양 등의 9개 종합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총 7만8889명의 18세 미만 청소년 환자들의 진료기록을 조사했다.

그 결과 전체의 0.4%인 305명이 전신 두드러기, 혈관부종, 아나필락시스 등 알레르기 문제로 응급처치를 받았고, 이중 18.7%(57명)가 알레르기 쇼크 진단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알레르기에 의한 과민반응 때문에 종합병원 응급실을 찾는 청소년 10명 중 약 2명이 사망 위험이 높은 쇼크 상태에 빠져 있었다는 얘기다.

원인은 식품에 의한 알레르기가 63%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약물에 의한 부작용(28.1%), 원인불명(8.8%) 순이었다.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식품은 생선과 갑각류 등 해산물, 닭고기, 돼지고기, 밀가루, 계란, 호두, 번데기, 땅콩, 쇠고기 등의 순이었다.

이들은 또한 대부분(85.9%) 쇼크에 빠지기 전 두드러기와 혈관부종 등 피부 이상 증상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저혈압과 기절 등의 순환기 이상(29.8%), 구토와 복통 등의 소화기 이상(28.1%), 천명 등의 호흡기 이상(24.6%) 증상을 동반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 교수는 “급사 위험이 높은 청소년 알레르기 쇼크 환자를 줄이기 위해선 무엇보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물질을 파악해 일상생활 중 피할 수 있도록 청소년들을 교육하고 지도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