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12년 동행 캐디와 결별… “변화 필요” 이유에 윌리엄스 “실망스럽다” 응수
입력 2011-07-21 18:35
변화가 필요했을까. 쇠락일로를 걷고 있는 타이거 우즈(36)가 12년간 동고동락해온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48·뉴질랜드)와 끝내 결별했다.
21일 AP통신에 따르면 우즈는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그동안 나를 도와준 스티브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하지만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 그는 내가 성공하는데 큰 도움을 준 뛰어난 캐디이자 친구였고 앞으로도 그가 잘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우즈는 그러나 변화를 위해 새로운 캐디로 누구를 고용할 지와 언제 대회에 출전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12년간 우즈의 캐디로 일해온 윌리엄스는 우즈의 메이저대회 14승 가운데 13승을 포함해 통산 72승을 올리는데 힘을 보탰다.
이들의 관계에 불길한 조짐을 보인 것은 올 6월 US오픈 직전. 뉴질랜드에 머물던 윌리엄스는 US오픈 참가를 위해 미국으로 건너왔지만 사전에 우즈로부터 대회에 불참한다는 어떠한 소식도 전해 듣지 못했다. 결국 윌리엄스는 우즈의 양해를 얻은 뒤 마침 캐디를 찾고 있던 아담 스콧(호주)의 백을 메고 US오픈에 출전했다.
우즈의 점잖은 결별통보에 대해 정작 윌리엄스는 서운함을 드러냈다. 윌리엄스는 “우즈와 함께했던 시간이 즐거웠는데 실망스럽다”며 “캐디 생활 33년 동안 결별 통보를 받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라고 말했다. 레이먼드 플로이드(미국)와 그렉 노먼(호주)의 캐디로 활약했던 윌리엄스는 1999년 우즈를 만나면서 전성기를 보냈다.
매년 100만 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려 이른바 ‘황제 캐디’로 통하던 윌리엄스는 우즈가 성추문과 무릎부상 후유증으로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2년여 간 수입이 끊긴 상태였다. 그는 우즈를 위해서라면 악역도 마다하지 않았다. 2002년 우즈의 스윙을 방해하던 갤러리의 카메라를 빼앗아 연못에 던져버린 적도 있다. 섹스 스캔들 이후에도 “우즈 외에는 앞으로 어떤 누구를 위해서도 캐디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우즈를 응원했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