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부흥의 시작
입력 2011-07-21 18:30
느헤미야 1장 1∼11절
몇 년 전 상영되었던 ‘타이타닉’이란 영화를 보셨습니까? 가장 안전하고 가장 호화롭다고 자랑하던 배가 순식간에 침몰해 가던 모습이 지금도 제 마음속에 남아 있습니다. 요즘 한국 교회의 상황을 들을 때 그 장면이 떠오릅니다. 그리스도의 신부로서 온 세상에 빛을 발하여야 할 한국 교회가 수많은 사람의 손가락질을 받고 있고, 성도들의 수는 점점 줄어간다는 슬픈 이야기가 사방에서 들려오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 한두 사람이 몸부림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그냥 자포자기한 상태로 겨우 자기 한 사람의 신앙 지키기에 급급한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이런 시점에 처참하게 무너진 민족을 가슴에 담고 눈물로 기도하던 느헤미야를 생각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우리에게 오늘 말없는 웅변을 토하고 있습니다. 그는 침몰해 가는 배가 아니라 이미 침몰한 배를 바라보며 하나님께 나아갔고 다시 자기 민족이 소생되고 성이 재건되고 영적인 부흥이 오는 감격을 맛본 사람입니다. 부흥은 어떻게 시작되었습니까. 기도하던 한 사람에게서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느헤미야는 어디에 있었습니까. 1절에 보면 그는 수산 궁에 있었습니다. 당시 세계를 제패한 것은 페르시아였습니다. 그 당시 왕이었던 아닥사스다는 여러 개의 궁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제일 호화로운 궁궐이 수산 궁이었습니다. 거기에서 그는 왕의 신임을 받는 술 맡은 관원이었습니다. 요즈음으로 치면 비서실장쯤 되는 사람이었습니다. 정말 대단한 부와 영화, 권력을 한손에 쥐고 있었습니다. 그런 그에게 하나니라는 사람이 예루살렘의 형편을 말해주었습니다. 성은 무너지고, 성문은 불타버렸고, 남아 있는 사람들은 고통 중에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멀리 떨어진 조국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건 안타깝지만 낸들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 보통 사람의 생각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때 느헤미야는 하나님께 눈물로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문제의 원인을 ‘나와 내 아버지의 집이 범죄하였기 때문’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오늘 이 시대에 한국 교회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은 많지만 그 책임이 자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한국 교회 문제의 원인을 나에게서 찾고 하나님 앞에서 눈물로 기도하는 한 사람이 필요한 때입니다. 그 한 사람의 회개와 기도 속에서 한국 교회의 부흥이 시작되리라 확신합니다.
느헤미야의 기도는 곧 바로 행동으로 옮겨졌습니다. 그는 엄청난 부와 영광을 누릴 수산 궁을 떠나 불타 버리고 황폐해진 땅, 예루살렘으로 떠나갔습니다. 한국 교회의 문제점을 이야기하기 전에 기꺼이 수산 궁의 편안함과 영광을 버리고 불타 버린 예루살렘으로 뛰어들려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주님이 걸어가셨던 그 길, 대중들의 환호를 피해 조용한 곳에서 기도했던 그 길로 가야 합니다. 왕이 되라고 소리치는 현장을 떠나 묵묵히 십자가를 지고 가야 합니다. 권력자의 옆에 기대어 영광을 얻는 교회가 아니라 힘없고 버림받은 영혼들을 위해 자신을 불태우는 그런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그때 아무런 소망도 없어 보이던 그 땅에서 새로운 성이 건축되고 놀라운 부흥이 찾아왔던 것처럼 지금 황폐해져 가는 한국 교회에 주님의 놀라운 부흥이 시작될 것입니다.
이규현 목사 (화성 은혜의동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