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서 해주겠다” 포털 카페통해 접근 여성 11명 농락… 줄행랑
입력 2011-07-19 18:24
네이버와 다음 등에 개설된 인터넷 ‘스폰서 카페’를 통해 여성 11명을 농락한 20대 회사원이 검찰에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김희준)는 대형 포털 카페에서 만난 여성 11명에게 한 달에 3∼4번 만나 잠자리를 하면 150만∼250만원씩 뒷바라지(일명 스폰서)를 해주겠다고 속여 성관계를 맺고 돈까지 뜯어낸 혐의(사기 등)로 A씨(27)를 구속 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2010년 6월부터 스폰서 카페에 남의 이름으로 가입한 뒤 자신을 강남 명품숍 운영자라고 속이고 여성들에게 접근했다. 카페 게시물을 올린 여성 회원과 메신저로 대화하다 만남에 성공하면 성관계를 맺었고, 11명에게 주기로 약속한 530만원은 단 한 푼도 지급하지 않았다. 또 여성 1명에게는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200만원을 빼앗았고, 잠자리 후에는 여성들의 직업 연락처 나체사진 등을 기록해 컴퓨터에 보관하기도 했다.
A씨는 관계 후 “내가 마약투여자이데 나랑 잤으니 당신도 검사하면 마약성분이 나온다”고 겁주거나, 차도 없으면서 “차를 빼고 올 테니 기다리라”고 한 뒤 도주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피해 여성 가운데 1명만 청소년이며 10명 모두 대학재학 이상 학력에 절반은 번듯한 직업을 가졌다. 검찰이 수사한 스폰서 카페에는 자신을 정책보좌관, 간호사, 피팅 모델 등으로 소개한 여성들이 잠자리 대가로 매달 받기를 원하는 금액을 적어놓았다. 검찰 관계자는 “성매매 통로가 1세대 사창가, 2세대 인터넷 채팅을 지나 3세대 스폰서 카페로 넘어가는 느낌”이라며 “포털에 이들 카페의 폐쇄를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