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국조 전체회의 10분만에 산회… 민주당 불참 등 의결정족수 못채워

입력 2011-07-19 18:16

국회 저축은행 국정조사특위가 19일 오후 2시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아무 성과를 내지 못하고 10분 만에 산회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모두 불참했고 한나라당 의원도 6명밖에 오지 않아 의결정족수 9명을 채우지 못했다. 한나라당 소속 정두언 특위위원장은 산회를 선포하며 “늦어도 목요일(21일)에는 회의를 열어 국조 실시계획서를 채택하겠다”고 말했다.

힘겨루기가 길어지는 건 핵심증인을 둘러싼 여야 입장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원하는 1순위 증인은 박지만·서향희씨 부부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1997년 한보청문회 때와 유사한 사태를 우려해 ‘절대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당시 김영삼 대통령 차남 김현철씨의 출석으로 한보청문회가 ‘김현철 청문회’로 변질됐다는 게 한나라당 측 시각이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동생 박지만씨가 출석하면 비슷한 일이 재연될 수 있고, 이는 내년 총선과 대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위가 파행을 거듭하자 일각에서는 ‘국조 무용론’까지 나온다. 특위 소속인 자유선진당 임영호 의원은 “한나라·민주 양당이 정치적 유불리만을 고집해 특위를 파행으로 몰고 가고 있다”며 “이런 식이라면 특위 존재이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도 지지부진한 국조 대신 특검을 도입하자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김원철 기자 won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