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예멘 반정부세력 조직화

입력 2011-07-17 19:03

반정부 시위가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시리아와 예멘에서 현 정부 대체를 목표로 하는 과도위원회가 잇따라 구성되고 있다. 야권과 시위대가 체계를 갖춘 반정부 조직으로 거듭난다는 의미가 있지만 이들의 단결력이 강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시리아 야권 인사 350여명은 16일(현지시간) 이스탄불에 모여 ‘국가구조위원회’ 창설 논의를 시작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들은 현 정부를 대체할 그림자정부를 미리 구성할 것인지, 현 상황을 더 지켜볼 것인지를 논의했으며 새로운 정부를 준비할 25명을 여러 정파에서 고르게 뽑기로 결정했다.

AFP통신은 논의 과정에서 일부 야당 인사들이 그림자정부가 시기상조라며 반대의견을 냈다고 전했다. 이 모임의 하이탐 알말레는 “민주적 시각을 갖고 있는 다른 반정부 세력과도 힘을 모으겠다”고 했다.

야권 인사들은 대부분 수년 전 정부 탄압을 피해 해외로 도피한 사람들이다. 애초 시리아 내부 반정부 세력과 함께 국가구조위원회 창설을 논의하려 했으나 시리아 정부가 전날 시위를 강경 진압하면서 실패했다. 15일 시리아 금요시위에서는 정부군의 강경 진압으로 41명이 숨졌다고 현지 인권단체가 전했다.

예멘에서도 청년 세력을 중심으로 정권인수위원회가 설립됐다고 미국 CNN방송 등이 전했다.

예멘 최대 청년 조직인 청년혁명위원회는 17명으로 구성된 인수위를 구성했다고 발표했다. 인수위에는 알리 나세르 모하메드 전 남예멘 대통령, 알리 엘라이와 전 국방장관 등이 포함됐다.

그렇지만 인수위는 다른 야권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야당 고위 관계자는 “청년들은 여러 중요한 문제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인수위를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했다. 인수위 17명 가운데는 자신의 이름이 포함된 데 대해 ‘처음 듣는 얘기’라는 반응을 보인 인사도 있다.

CNN은 “청년들이 반정부 시위에서 핵심적 역할을 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예멘 야권에는 워낙 다양한 세력이 섞여 있고, 이들은 서로를 견제할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