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수장들 여름 ‘제주 포럼’은 없다

입력 2011-07-17 21:53

금융당국 수장들이 연례 행사였던 여름 ‘제주 포럼 휴가’를 올해는 갖지 않기로 했다. 다음달 예정된 저축은행 국정조사에다 지난 3월 국토해양부 연찬회 파동의 영향이다.

17일 각 기관에 따르면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여름휴가 일정을 확정하지 못 한 상태다. 가장 큰 이유는 현재 진행 중인 저축은행 국정조사다. 다음달 12일까지 국정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언제 기관 보고를 해야 할지 몰라 ‘대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9월 말까지 진행되는 저축은행 경영진단으로 두 기관 직원 상당수가 여름휴가를 사실상 포기한 점도 영향을 줬다.

금융권 기관장들은 여름 제주도에서 경제단체 주최로 열리는 포럼, 세미나 등에 참석한 뒤 1~3일 휴가를 내고 현지에서 관광과 골프를 즐기며 쉬다 오곤 했다. 올해는 이 역시 여의치 않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하는 ‘제주 하계포럼’이 20~23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리지만 김 위원장과 권 원장 모두 ‘불참’ 의사를 밝혔다. 역시 국정조사 등으로 자리를 며칠씩 비우기가 마땅치 않다는 입장이다.

여기엔 다른 이유도 있다. 지난 3월 국토부 직원들이 한국하천협회가 주최한 제주도 연찬회에 참석했다가 향응 및 접대를 받아 문제가 됐다. 한 관계자는 “행사 성격은 달라도 민감한 시기에 제주도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하고, 또 여기 덧붙여 휴가를 쓰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판단”이라고 전했다.

반면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는 21~25일 휴가 일정을 일찌감치 잡아둔 상태다. 그중에는 대한상의 제주포럼 참석 및 강연 일정도 포함돼 있다. 행사 마지막 날인 23일 참석해 ‘2011년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대해 강연할 예정이다. 박 장관은 직원들에게도 “아무리 바빠도 휴가는 꼭 다녀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세원 조민영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