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워싱턴 DC 무능교사 206명 해고… 미셸 리 교육감의 강력한 공교육 개혁정책
입력 2011-07-17 18:06
미국 워싱턴 DC 교육청이 15일(현지시간) 업무수행 실적이 부진한 교사 206명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해고 조치는 지난해 사퇴한 한국계 미셸 리 전 교육감이 시행했던 ‘워싱턴 공립학교 교원들의 업무수행 평가 시스템’(IMPACT)의 평가 결과에 따른 것이다. 리 전 교육감은 자신을 지원하던 시장이 선거에서 패배한 후 지난해 10월 정치적 이유로 사퇴했었다.
워싱턴 포스트(WP)는 이번 조치가 리 전 교육감이 물러났음에도 그의 공격적인 공교육개혁 정책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그동안 공교육 개혁이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켰다고 전했다.
리 전 교육감이 사퇴하자 워싱턴 공교육 개혁이 물 건너갔다는 분위기가 대세였다. 교원노조는 무능교사 퇴출을 추진하는 리 전 교육감을 노골적으로 밀어내려고 했었다. 리 전 교육감이 사퇴하자 당시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그의 공교육 개혁은 시장이 바뀌어도 계속돼야 한다”고 우려 섞인 촉구를 했을 정도다.
올해 해고된 숫자는 워싱턴 전체 교사 4100명의 약 5%에 이른다. 비노조교사나 다른 직종까지 합치면 해고 인력은 413명에 달한다. IMPACT의 대표적인 평가방법 중 하나는 평가위원들의 수업참관(5회·각 30분)이다. 평가위원들은 교사가 정확하게 수업 내용을 전달하는지, 다양한 방법으로 수업을 진행하는지, 수업 시간을 효율적으로 분배해 사용하는지 등 9개 기준을 꼼꼼히 따진다.
교사 자질을 평가하는 분야도 있다. 이 분야는 교사의 리더십과 학생의 성취도를 50대 50으로 평가해 교사의 자질을 점수로 환산한다.
IMPACT 결과 교사들은 ‘매우 효과적’(Highly effective) ‘효과적’(effective) ‘거의 효과적이지 않음’(minimal effective) ‘부적격’(ineffective) 등 1∼4등급으로 나뉜다. 4등급은 바로 퇴출되며, 연속 2년 3등급을 받으면 역시 해고된다. 지난해 해고가 75명이었던 것이 올해 3배로 늘어난 것은 바로 연속 3등급을 받은 교사들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IMPACT는 퇴출만 위한 것이 아니다. 보상도 있다. 1등급 교사는 최대 2만5000달러(2650만원)까지 보너스를 받는다. 올해에는 663명(16%)이 해당된다. 2등급을 받은 교사 2775명은 정상적으로 인상된 월급을 받게 된다.
사실 그동안 워싱턴이나 다른 지역의 공립학교들도 교원 평가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이 퇴출되지 않을 정도로 ‘만족할 만한’ 점수를 받기 때문에 하나마나한 평가가 돼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시행한 IMPACT는 다르다. 가장 중요한 점은 ‘2년 연속 3등급 교사 해고’이다. 교사 스스로 노력해서 실력을 향상시키지 않으면 퇴출되는 시스템을 만들어놓은 것이다. 3등급을 받은 528명(13%)의 교사들은 개선 노력을 하지 않으면 내년에 해고될 위기에 놓여있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성과도 있었다. 지난해 3등급을 받은 교사 566명중 60%가 1∼2등급으로 올라간 것이다. 위기의식을 느낀 교사들이 노력했다는 뜻이다. 카야 핸더슨 교육감은 “평가시스템이 아주 우수한 교사들에게는 보상을 해주고, 낮은 등급의 교사들에게는 이를 탈피하려고 노력하게끔 도와주고 있다”면서 이 시스템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에 만족했다.
반론도 있다. 워싱턴 내 학군별로 지역격차가 심해 열악한 교육환경이 있는 동네에서는 교사가 높은 점수를 받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1등급 교사 663명중 135명(21%)은 백인과 부자들이 많은 노스웨스트지역 학군에서 나왔다. 그러나 흑인들이 많고 가난한 동네인 아나코스티아 강 동쪽지역에서는 71명의 교사만 1등급을 받았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