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오 1046 승 스모 역대 최다기록… “영웅출현” 일본 열광

입력 2011-07-15 18:22

일본의 국기(國技)인 스모 역사상 최다승 기록이 20년만에 경신돼 열도가 떠들썩하다.

일본 언론은 15일 매년 7월 나고야에서 열리는 스모 대회에서 전날 가이오(魁皇·본명은 고가 히로유키)가 역대 최다인 1046승을 기록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전까지 기록은 1980년대 스모계를 평정한 지요노후지가 가지고 있던 1045승이었다.

올해 38세인 그는 14세 때 스모에 입문해 24년 만에 기념비적인 업적을 쌓았다. 신장 185㎝에 체중 164㎏으로 통산 전적은 1046승 695패다. 1∼6등급으로 나뉘는 스모 선수의 등급 가운에 그는 2등급인 오제키에 속한다. 현재 1등급인 요코즈나는 몽골 출신 하쿠호 1명밖에 없다. 2000년대 들어 스모에서는 몽골 선수들이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자 일본 선수들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가이오가 역대 최다 기록을 세우자 일본 언론은 그의 인생역정 등을 소개하며 열광하고 있다. 가이오의 고향인 후쿠오카에서는 호외까지 발행했을 정도다. 언론은 특히 그가 잦은 부상 등으로 인해 동기들보다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포기하지 않고 선수로서 활동해 온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의 동기로는 형제 요코즈나로 유명한 다카노하나와 와카노하나 등이 있으며 이들은 이미 30대 초반에 은퇴했다.

스모 계 역시 가이오에 누구보다 반색하고 있다. 스모 계는 지난해 스모 선수와 지도자 등 60여명이 연루된 야구 도박사건에 이어 올해 40여명이 연루된 승부 조작사건으로 3월과 5월 경기가 취소되고 방송 중계가 중단되는 등 역대 최대 위기를 겪었다. 스모계는 가이오의 최다승 경신으로 일본 국민들이 다시 한 번 스모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