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위기 오바마 때문? No, 부시탓”… 미국인들 대상 여론조사 결과
입력 2011-07-15 18:20
당장 대통령 선거를 치른다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공화당 후보에게 큰 표 차이로 패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국가채무 상한 설정 논란과 경기위축에 따른 실업자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미국인들은 지지도 추락의 원인으로 꼽히는 경제 문제에 대해서는 오바마 대통령보다 전임자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책임이 크다며 여전히 그를 신뢰하고 있다.
◇빈 라덴 효과 끝?=여론조사기관 갤럽이 14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11일 현재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은 39%로 아직 후보 결정이 되지 않은 공화당의 지지율 47%보다 8% 포인트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과 공화당 양쪽 모두 지지하지 않는 무당파(independent voter)의 경우 격차는 10% 포인트(오바마 34%, 공화당 44%)로 더 컸다.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은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을 성공한 이후 실시된 5월 여론조사에서 43%로 공화당(40%)을 추월했으나 한 달 후인 6월 39%로 떨어져 44%를 기록한 공화당에 역전당했다.
갤럽은 “미국인들은 현재 미국의 모습에 불만이 많으며 경제적 자신감도 떨어져 있는 상태”라며 “이런 요소가 내년 선거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경제 문제의 핵심인 연방정부 부채 한도 상향은 여전히 답보 상태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 지도자들을 매일 백악관으로 불러 해법을 찾으려고 했지만 정치적 이견을 노출하며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부 장관은 “(디폴트가 결정되는) 8월 2일이 거의 다가왔다”며 공화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공화당 조 월시 하원의원은 “채무 한도 증액 없이도 정부 지출을 충당할 수 있다는 걸 알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경제는 부시 책임”=하지만 미국인들은 최근 경제 상황이 오바마 대통령 탓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드러났다. 퀴니피악 대학 여론조사연구소가 이날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경제 문제가 누구 책임이라고 보는가’에 대한 질문에 54%는 공화당 소속인 부시 전 대통령을 꼽았다. 오바마 대통령 탓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27%에 불과했다. 유권자 56%는 오바마 대통령이 경제 문제를 잘못 다루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그를 신뢰한다는 유권자가 45%로 공화당(38%)보다 많았다.
이 연구소의 피터 브라운 부소장은 “임기 60% 이상이 지난 시점에서 오바마 대통령보다 부시 전 대통령의 책임이 크다는 대답이 배나 많았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 문제로 위기에 빠진 대통령 중에서는 가장 좋은 평가를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