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국제홈텍스타일 디자인 콘테스트 아시아 유일 심사위원 김경철씨
입력 2011-07-15 17:35
“조각보 만들던 조상들 솜씨 퀼트 한류로 되살려야죠”
“퀼트는 못하지만 퀼트를 보는 눈은 있습니다. 하하.”
㈜우정코퍼레이션 김경철(53·사진) 대표는 ‘2011 중국 국제홈텍스타일 제품디자인 콘테스트’ 심사위원으로 초대받아 29, 30일 중국 장쑤성 난퉁에서 세계 각국의 응모작들을 심사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이 콘테스트에 한국 퀼터들이 아시아에선 유일하게 심사위원으로 초청받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이 대회는 대도시를 돌며 개최되는데, 항저우(21·22일)에는 이종경씨, 빈저우(9월 중순)에는 박영실씨가 심사위원으로 나선다.
“일본과 대만 퀼터들이 진출은 먼저 했지만 중국 작가와 일반인들 모두 우리 작품을 더 좋아합니다.”
그는 한류 영향도 크지만, 우리 퀼터들의 솜씨가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투리천을 이어 조각보를 만들었던 조상들의 DNA를 이어받아선지 우리 퀼터들의 실력은 탁월하다”며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독일 바이엘 그룹의 부사장으로 한국 내 그룹 컨트롤러였던 그는 바늘만 잡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아내와 부부싸움 깨나 했다. 김씨의 아내 손재순씨는 중견 퀼터다. 멀쩡한 천을 잘라 다시 이어붙이는 ‘쓸데없는 짓’으로 여겼던 퀼트를 다시 보게 된 것은 2004년. 당시 그는 일본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아내는 친구들과 함께 나타나 “요코하마 퀼트전시회 안내를 해달라”고 했다.
울며 겨자 먹기로 따라나섰던 그는 퀼트의 매력에 사로잡혔다. 그 다음해 그는 아예 회사를 그만두고 따뜻한 가족 사랑이 담긴 섬유 예술인 퀼트를 소개하기 위해 기획 전시 회사를 차렸다. 한국 퀼트를 세계에 알리겠다는 당찬 포부를 갖고.
“당시 한국 퀼트계는 사분오열돼 있었습니다. 서로 다른 그룹의 전시회는 찾지 않을 정도였지요.”
그는 ‘안에서 다투더라도 밖에선 하나가 돼야 한다. 도와 달라’고 각 그룹 대표를 찾아 머리를 조아렸다. 처음에는 거들떠보지도 않았지만 계속 찾아가자 조금씩 마음을 열었다. 그 첫 결실이 2008년 중국 상하이 홈텍스타일 전시회 진출이었다. 계파를 따지지 않고 합동출품을 했고, 그 이듬해 바로 심사위원으로 초청될 만큼 실력을 인정받았다. 그 이후 해마다 초청전시회를 하고 있다. 올해도 3월에 베이징에서 했고, 8월에는 상하이에서 할 예정이다.
요즘 김 대표가 주력하는 것은 퀼트 원단 개발이다. 국내 퀼터는 대략 20만명. 이들이 쓰는 원단의 70∼80%는 수입 천으로, 줄잡아 700억원 이상을 해외 원단 시장에 바치고 있다. “수출까지 염두에 두고 원단을 상품화하고 있다”면서 퀼트는 가요와 드라마로 한정돼 있는 한류의 저변을 넓히는 데도 한몫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