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신학강좌] 기독교 윤리란 무엇인가
입력 2011-07-15 17:36
성소수자에 대한 성윤리
최근 개봉된 다큐멘터리 영화 ‘종로의 기적’은 게이 감독과 게이 주인공들이 연출한 도발적인 사회적 커밍아웃이다. 지난해 인기리에 방영됐던 SBS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에서도 게이 커플이 등장해 장안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전부터 이미 적잖은 성소수자들이 커밍아웃한 바 있어 그리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요즘 부쩍 미디어 매체를 통해 성소수자나 그들의 커뮤니티가 소개되고 있다.
성소수자란 레즈비언이나 게이를 가리키는 동성애자, 양성애자 그리고 성전환자(transgender) 모두를 통틀어 일컫는 용어다. 네덜란드를 비롯한 9개국은 동성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했고, 20여개국은 사회적으로 용인하고 있는 형국이다. 얼마 전 유엔 인권이사회에서는 ‘성적 지향 및 성별 정체성에 대한 결의안’을 통과시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 금지를 결의하기도 했다. 이렇듯 성소수자 권리는 점차 세계적으로 인정돼가는 추세다. 그렇지만 한국사회는 여전히 이성애 중심 사회로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이 심하고 차별과 억압이 심한 편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성애적 문화와 가치를 견지해 온 사회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이해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기독교 윤리의 전통적 해석에서 동성애와 그에 따른 성행위는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행위로 평가된다. 성결법전이 들어 있는 레위기에서는 동성행위를 절대적으로 금기시한다(레 18:22, 20:13). 사도 바울의 가르침도 그것을 부패한 정욕이라는 차원에서 지적하고(롬 1:27), 왜곡된 성윤리의 형태로 강하게 부정한다(고전 6:9, 딤전 1:10). 성경은 동성애를 생물학적 유전의 결과로 보지 않고 후천적인 사회 경험이나 일탈된 성윤리 차원으로 보는 것이다.
양성애자와 타고난 육체의 성을 다른 성으로 전환시킨 트랜스젠더의 경우는 어떨까. 양자에 대한 성경의 직접적 가르침은 없다. 의상 도착증과 관련한 성경 구절과 연결시키기도 애매하다(신 22:5). 특히 트랜스젠더 성향이 생물학적 요인에서 비롯되었다는 최근의 연구 결과는 빈약하기 이를 데 없는 증거 제시다. 성전환 현상은 동성애와 같이 피조계가 부패하여 왜곡된 결과로 볼 수밖에 없다(롬 8:21∼23).
그러나 자신이 그런 입장이 아니라고 해서 성소수자 인격에 대한 편견, 경멸, 저주, 공포(homophobia), 차별과 억압이 허용되거나 정당화되지는 않는다. 그런 처사는 비신앙적일 뿐만 아니라 비인간적이고 비윤리적이다. 물론 성소수자에 대한 교회의 정리된 견해를 찾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단 한 가지 일치점은 성소수자도 하나님의 사랑을 받고 받아야 할 대상이라는 사실이다. 기독교인이 성소수자를 바라보는 눈은 세리를 향한 바리새인의 비난하고 정죄하는 눈이 아니라, 고통받는 이웃을 따뜻한 마음으로 대하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눈이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이성애자의 성윤리 역시 왜곡되어 있지는 않은지 성찰해야 한다. 성경은 양 측면의 성 문제를 동일하게 지적하고 질책한다. 우리는 하나님의 창조질서에서 벗어난 온갖 성적인 죄의 현실성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성은 시대를 불문하고 주어진 질서에 따라 올바로 사용해야 함이 마땅하다(고전 6:19).
강병오 교수(서울신학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