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설기현 펄펄… 울산, 리그컵 입맞춤
입력 2011-07-13 21:57
프로축구 울산 현대의 김호곤(60) 감독이 6시즌 만에 처음으로 우승과 인연을 맺었다.
울산은 13일 오후 7시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의 리그 컵 대회 결승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한 설기현의 활약에 힘입어 3대 2로 승리했다. 김 감독의 프로무대 첫 우승이고, 울산 구단으로서는 2007년 리그 컵 우승 이후 4년 만의 첫 우승이다.
2000년 부산에서 K리그 사령탑에 데뷔한 김 감독은 그 동안 우승컵과 거리가 멀었다. 정규리그는 물론이고, FA컵, 리그 컵에서 우승 타이틀을 한 번도 차지하지 못했다. 2009년 울산 감독에 부임한 첫해 정규리그 8위에 머물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고, 지난해는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지만 최종 5위에 그쳤다.
이날 김 감독의 첫 우승은 ‘스나이퍼’ 설기현(32)의 공이 컸다. 설기현은 전반 38분 고창현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한 후 전반 46분에는 골 지역 오른쪽에서 최재수의 낮게 깔리는 크로스를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추가 골을 뽑아냈다. 설기현은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페널티킥은 기록했지만 필드골은 넣지 못했다.
리그컵에서 11골을 기록하며 최다 골 타이를 기록 중인 김신욱도 쐐기골을 도우며 김 감독의 첫 우승을 합작했다. 김신욱은 후반 13분 역습 찬스에서 단독 드리블에 이은 크로스로 강진욱의 세 번째 골을 도왔다.
맹장 수술을 받은 지 이틀 만에 벤치에 복귀한 안익수 부산 감독은 경기 내내 서서 선수들을 독려했지만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투입된 양동현이 두 골을 넣으며 맹추격했지만 세 골을 먼저 내준 것이 컸다. 양동현은 후반 25분 상대 수비 실수를 놓치지 않고 한 골을 만회한 후 후반 32분 한상운의 코너킥 때 백 헤딩으로 추가 골을 넣으며 울산을 압박했다. 부산은 종료 직전 양동현의 헤딩에 이은 김창수의 슈팅이 골대를 벗어나며 동점 찬스를 날렸다.
1983년 창단한 울산은 이날 승리로 프로 통산 399승째(승부차기 승 제외)를 기록해 프로 첫 400승 고지를 눈앞에 뒀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