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이재현 “安住 문화 타파 없인 혁신적 도약 어렵다”
입력 2011-07-13 18:50
은둔형 경영자로 불리던 CJ그룹 이재현 회장이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기 위해 전면에 나섰다.
13일 CJ그룹에 따르면 이 회장은 최근 주요 계열사 대표 등 임원들에게 “CJ와 출발점이 비슷했던 다른 기업들은 뛰어가고 있는데 우리는 성장 속도가 너무 더디다”며 “그룹 전반에 만연한 안주 문화를 타파하지 않고는 혁신적인 도약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는 CJ 창업 당시 규모가 비슷했던 삼성전자, LG화학, 현대자동차 등의 기업들이 수십 년이 흐른 지금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한 데 반해 CJ는 상대적으로 성장이 뒤처졌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제2의 도약을 위해서는 임직원들이 모두 도전 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 회장은 또 “회장은 기업의 성장을 위해서라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준비가 돼 있는데 임직원들이 안주 문화에 빠져 도전 정신이 약하다”며 강하게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CJ 계열사의 한 임원은 “CJ가 오랫동안 설탕과 밀가루 등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업종 위주로 사업구조가 짜여져 있다보니 그룹 전체적으로 안주하려는 문화가 퍼져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이런 문화에서 벗어나지 않고는 미래를 향한 도약이 어렵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CJ는 수입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정부의 물가 압박은 가중되는 상황에서 설탕과 밀가루 중심의 식품사업만으로는 그룹의 비전이 없다고 보고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