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변화시킨 美 퍼스트레이디… 베티 포드·낸시 레이건·바버라 부시
입력 2011-07-13 18:25
베티 포드 암투병 솔직한 고백
낸시 레이건 악물남용 근절 호소
바버라 부시 자선·문맹퇴치 앞장
미국 백악관 안주인인 퍼스트레이디들은 어떻게 사회를 바꿔 왔을까?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는 12일(현지시간)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의 부인 베티 포드 여사의 장례식을 맞아 역대 대통령 부인들이 미국 사회를 변화로 이끈 사례를 소개했다.
포드 여사는 1974년 9월, 자신이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당시만 해도 미국 여성들은 자신의 투병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수치스러워했다. 이런 사회 분위기에서 나온 ‘국모’의 솔직한 발언은 파장이 컸다. 이어 포드 여사가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자 미국 여성들의 인식도 차츰 변하기 시작했다. 포드 여사는 또 남녀평등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타임지가 선정하는 ‘올해의 여성’에 뽑히기도 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영부인 로절린 카터 여사는 자신의 이미지를 아내·내조자에서 정치적 동반자로 바꾼 인물이다. 그는 각료회의에 꾸준히 참석했고 백악관 이스트윙에 처음으로 전용 사무실도 만들었다. 이곳에서 정신건강 보호 등에 대한 정책 기본틀을 완성했다.
낸시 레이건 여사는 퍼스트레이디로서 열정을 보여준 인물이다. 레이건 대통령 집권 시절 초기만 해도 70년대 히피문화의 영향으로 약물에 대한 경각심이 크지 않았다. 이에 레이건 여사는 ‘약물남용 근절’이라는 이슈를 선정, 이를 부각시키기 위해 전국을 다녔다. 그가 여행한 거리는 40만㎞가 넘는다. 할리우드 배우 출신이란 매력에 열정이 더해지면서 미국인들은 약물남용을 심각하게 인식하게 됐다.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의 부인 바버라 부시 여사는 퍼스트레이디가 자선·복지 문제를 가장 효과적으로 부각시킬 수 있는 자리임을 증명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부시 여사는 임기 내내 문맹 퇴치에 힘을 쏟았다. 며느리 로라 부시 여사도 백악관에 입성한 뒤 시어머니의 정책을 계승했다.
2008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막판까지 피를 말리는 선거전을 치른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정치적 위상을 업그레이드한 인물이다. 그는 대통령의 집무실이 있는 웨스트윙에 사무실을 마련하며 대통령 부인이 정치적 동반자임을 증명했다. 또한 백악관 시절인 2000년 상원의원 선거에 도전해 당선됨으로써 미국 역사상 처음 퍼스트레이디가 공직에 도전한 기록도 남겼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