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洪대표, 산전수전 겪어 잘할 것”

입력 2011-07-13 21:51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신임 지도부의 13일 오찬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1시간20분 동안 진행됐다. 음식으로 우럭찜과 계란탕 등이 나왔고, 홍준표 대표의 건배 제의도 있었다. 오찬 후 이 대통령과 홍 대표는 따로 40분간 독대했다.

이 대통령은 새로 선출된 최고위원들에게 당선 축하인사를 일일이 건넸다. 또 평소 붉은색 넥타이를 자주 매는 홍 대표가 이날 노타이 차림으로 나타나자 “빨간 넥타이를 못 본다”고 말해 폭소가 터졌다. 이 대통령은 홍 대표에게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이니 잘할 것으로 신뢰하고, 걱정은 기우라고 본다”며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이후 지지율이 많이 오르지 않았느냐는 나경원 최고위원의 덕담에 “지지율이 올라가면 (떨어질까봐) 불안해지고, 지지율이 내려가면 (올라갈) 기회가 있다”며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프레젠테이션 연습 과정도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유치준비팀이 대통령에게 차마 같이 (프레젠테이션) 연습을 하자는 말을 못하는 것 같아 먼저 연습을 제안했다”며 “2회에 걸쳐 함께 연습하고 그 후 별도로 연습하는 등 준비를 철저히 한 것이 유치 성공에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이 대통령은 오는 8월 대구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포항 영흥초등학교 전교생을 자비를 들여 초청하겠다고 말했다. 입장권 구입 비용은 3000만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자비로 학생들을 초청한 것은 공직사회에서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무언의 압력인 듯하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우리은행, 대우해양조선 등 공적자금이 투입된 기업을 대기업에 매각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포스코처럼 국민공모주 형태로 해 서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대기업들은 이번 매각 과정에 참여하지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친박근혜계 유승민 최고위원은 “친서민 정책을 좀더 국민 가슴에 와 닿게 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유 최고위원의 발언을 경청한 이 대통령은 “서민층을 따뜻하게 하고 중산층을 두텁게 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해야 한다”며 “미소금융의 성공을 위해 당이 많은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부탁했다.

남경필 최고위원이 권재진 민정수석의 법무장관 임명설에 대한 당내 부정적 기류를 전달할 때는 이 대통령이 손수건으로 땀을 닦기도 했다. 황우여 원내대표도 임태희 대통령실장에게 비슷한 얘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