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신뢰부터 되찾자”… 이름 바꾸고 M&A 자청
입력 2011-07-13 21:55
잇단 영업정지와 검찰 수사로 한바탕 소용돌이를 겪었던 저축은행들이 탈출구를 모색하고 있다. 일부 저축은행들은 이름을 바꾸고 새 출발을 하면서 건전성과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는 데다 금융당국의 자구계획 제출 요구에 따라 예금금리를 올리면서 빠져나가던 예금이 다시 저축은행으로 유턴하고 있다. 또한 지난달 유찰된 전주, 대전, 보해저축은행에 대한 2차 매각을 시작으로 하반기 우량 저축은행들의 자발적인 인수합병(M&A)도 예고되고 있다.
◇개명하고 금리 올리고=한화저축은행은 이달 1일 ‘새누리’란 이름을 버린 뒤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새누리저축은행은 2008년 11월 한화그룹 계열사로 올랐다. 지난 2월 저축은행 영업정지가 줄을 잇던 당시 고객들은 해당 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공개됐다는 이유만으로 은행을 떠났다. 이후 이 은행은 한화금융네트워크와의 연계성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쏟았고 3월 말 기준으로 BIS 비율을 12.75%로 크게 개선했다. 이름을 고친 뒤에는 일평균 예금이 10억원씩 늘고 있다. 오릭스저축은행도 개명의 수혜자다. 지난 2월 푸른2저축은행에서 이름을 바꾼 뒤 부실 여신이 거의 늘지 않고 올 6월 말 기준 BIS 비율도 지난해와 같은 16%대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시 돈도 몰리고 있다. 자구책 중 하나로 고객들을 붙잡기 위한 예금금리의 인상 결과다. 13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이날 현재 평균 연 5.02%로 2개월 전에 비해 0.25% 포인트 올랐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잇단 영업정지로 저축은행을 외면했던 고객들이 돌아오면서 일평균 예금액이 3∼4월에 비해 3배 이상 뛴 은행도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M&A 큰 장 선다=저축은행 매물도 쏟아지고 있다.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전주, 대전, 보해저축은행 등 3곳에 대한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한 결과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 등 2곳이 참여했다. 1차 매각 때 중앙부산, 부산2, 도민 저축은행 패키지에 참여했던 신한금융과 키움증권, 대신증권 등은 불참했다. 예보는 일괄매각 추진 후 개별매각을 시도할 방침이다.
이를 시작으로 우량 저축은행들도 자발적인 매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살생부에 오르지 않기 위한 필사적인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의 경영진단이 완료되는 9월쯤엔 부실 저축은행들이 매물로 나올 전망이다. 덩치가 큰 저축은행들이 계열사를 정리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BIS 비율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또한 하반기에 살아남을 수 있을지 고민이 있는 저축은행들은 한 푼이라도 더 받기 위해 9월 이전 매각을 성공시키려 하고 있다. 실제 업계 1위인 솔로몬저축은행은 계열사인 경기솔로몬저축은행을 팔기 위해 협상 중이고, 제일2저축은행도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사모펀드가 대주주인 HK와 W저축은행 등은 증권사에 매각할 방침을 세웠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