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슘 쇠고기’ 日 전역 유통… 상당량 슈퍼·식당서 이미 판매

입력 2011-07-12 18:48

일본에서 고농도 세슘에 오염된 후쿠시마(福島)산 쇠고기가 전국에 유통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 중 일부는 이미 슈퍼와 음식점 등에서 판매돼 소비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태는 후쿠시마 원전에서 30㎞ 떨어진 미나미소마(南相馬)시의 한 축산농가에서 육우용으로 출하한 11마리의 소에서 잠정기준치(㎏당 500베크렐)를 넘는 세슘이 검출되면서 표면화됐다.

11일까지 나온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애초 문제가 된 11마리 외에 같은 축산농가에서 지난 5월 30일부터 6월 30일 사이 출하한 6마리가 이미 도쿄 등 10개 지자체에서 유통됐다. 북단의 홋카이도(北海道)부터 에히메(愛媛)까지 사실상 전국적으로 유통된 셈이다. 도쿄에서 57.5㎏, 요코하마(橫浜)에서 52.2㎏, 가와사키(川崎)에서 38.8㎏ 등 최소 200㎏ 이상이 판매됐다. 유통된 쇠고기에서는 기준치의 최대 6.8배인 ㎏당 3400베크렐의 세슘이 검출됐다.

문제의 쇠고기에서 고농도 세슘이 검출된 것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사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나미소마의 축산농가는 논에 쌓여 있던 볏짚을 사료로 활용했다. 이 볏짚에서는 기준치의 56배에 달하는 ㎏당 1만7045베크렐의 세슘이 검출됐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와 지자체는 농수산물 안전에 대한 통제력을 잃었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방사성 물질 때문에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진 ‘긴급 시 피난 준비구역’에서 사육된 소가 당국의 감시와 통제를 전혀 받지 않고 유통됐기 때문이다. 현재 긴급 시 피난 준비구역과 계획적 피난구역에서만 1만2000여 마리의 소가 사육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12일 긴급 시 피난 준비구역과 계획적 피난구역의 축산농가 230가구에서 출하되는 모든 고기를 상대로 방사성 물질 검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정부의 뒤늦은 대응에 먹을거리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일본소비자연맹은 “후쿠시마현뿐 아니라 광범위한 지역에서 모든 소를 대상으로 내외부 피폭을 검사해 안전성을 확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