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사드 대통령 정당성 잃었다”… 클린턴 국무, 시리아 美대사관 피습에 반발
입력 2011-07-12 21:40
힐러리 클리턴 미국 국무장관은 11일(현지시간) 국무부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정당성을 잃었다”고 말했다.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미국과 프랑스 대사관이 친정부 시위대 수백명으로부터 공격을 받은 뒤 나온 이 발언은 미국 정부가 처음으로 알아사드 대통령의 정당성에 대해 의문을 표시한 것으로, 향후 미국의 시리아 정책 방향을 말해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클린턴 장관은 또 국무부 출입기자들에게 “알아사드 대통령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아니다”면서 “우리는 알아사드 정권 이후 상황을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마스쿠스 미국 대사관 공격의 배후를 조사한 결과, 시리아 정부가 이를 막기 위한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다른 국무부 관계자는 대사관 공격이 “잘 조직되고 이끌어졌다”고 말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미 언론에 따르면 시위대들은 대사관에 버스로 도착, 대사관 영내로 들어가 유리창을 깨뜨리는 등 일부 기물을 파손했다. 또 성조기를 끌어내리고 시리아 국기를 게양했다.
하지만 대사관 주위를 경비하고 있던 시리아 보안군들은 대사관 측의 도움 요청에도 ‘아주 늦게’ 움직였다는 것이다. 국무부 당국자는 “시리아 정부가 미국 외교관들을 보호해야 할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면서 “그들의 늑장 대응에 항의했다”고 밝혔다.
한편 시리아 정부는 12일(현지시간) 클린턴 장관의 발언에 대해 “시리아 내정에 대한 명백한 간섭이자 선동”이라며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