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로스 “그리스 디폴트는 불가피”… BIS “채무위기 당분간 확산될 것”
입력 2011-07-12 18:29
‘헤지펀드의 대부’ 조지 소로스(사진)가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는 불가피하며 유로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플랜B’(제2안)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채무위기가 향후 몇 년간 전 세계로 확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소로스는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보낸 기고문을 통해 “최근 재정적자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유럽 각국의 개별적인 해결책보다는 유럽 전체를 위한 방법이 필요하다”며 “유럽연합(EU) 스스로를 위한 플랜B가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소로스는 “그리스가 채무불이행으로 가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면서 “무질서하게 전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유로존 내 다른 나라로 위기가 확대되는 걸 막기 위해 유로본드와 유로존 예금보험 등을 폭넓게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소로스는 “이런 조치들이 정치적 지지를 얻기 위해 플랜B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로스는 “그리스 디폴트가 포르투갈·아일랜드로 전염되는 것 역시 피하기 어렵겠지만 이를 최대한 빨리 막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그리스에 대한 2차 지원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또 “그리스가 자구 노력을 해 왔지만 여전히 불충분하다”며 분발을 촉구했다.
한편 BIS는 이날 보고서에서 “선진국은 높은 재정 적자와 연금 증가, 의료비 증가 등으로 국가 채무가 앞으로 몇 년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BIS는 “개발도상국의 경우 외부 충격에 취약하고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상황 등이 국가 채무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BIS는 “결국 국채에 대한 위험프리미엄(위험률이 높아짐에 따라 수익률이 올라가는 것)은 더욱 높아질 것이고 국채 시세는 예상보다 요동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이미 몇 나라에서는 국채가 위험자산으로 분류되기 시작했다”면서 “앞으로 다른 나라에서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BIS의 경고는 유로권이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 유럽 3위 경제국인 이탈리아까지 채무위기에 본격적으로 휘말리고 미국도 디폴트를 막기 위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를 막판 압박하는 가운데 나왔다.
고세욱 김준엽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