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국내 기업 뒤섞인 전쟁터, LED 조명시장
입력 2011-07-12 18:14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는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시장이 전쟁터로 변하고 있다.
LED 조명은 기존 백열등에 비해 75%, 형광등에 비해서는 10∼20% 정도 전기가 덜 들지만 수명은 5만 시간까지 늘어난 친환경 조명이다. 더군다나 수은이나 납 등 유해물질도 없다.
지식경제부가 최근 ‘LED 2060 계획’을 통해 지난해 2.5%에 불과한 LED 조명의 보급률을 2020년까지 국가 평균 60%, 공공기관 100%로 높이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장은 더욱 달아올랐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세계 LED 조명 시장 규모는 지난해 46억 달러(약 4조9000억원)에서 매년 연평균 45%씩 성장해 2020년에는 1015억 달러(약 108조2500억원)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조명업체에 국내 대기업들 도전=12일 업계에 따르면 LED 조명시장은 필립스와 오스람 같은 세계적인 조명업체들과 삼성LED와 LG전자 등 국내 대기업 간의 대결장으로 변하고 있다.
보급형 가정용 LED 조명이 일반 매장에 첫선을 보인 것은 지난해 4월 세계 1위 조명업체인 필립스가 1만8500∼2만5000원짜리 3종을 출시하면부터다. GE의 LED 조명 사업회사인 GE라이팅도 지난달 LED 조명 신제품 16종을 한꺼번에 선보이며 한국시장 공략에 나섰다. 오스람은 경기 안산 조명제품 전시관을 확장하며 기업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8월 2만∼3만원대 4종을 대형마트에서 판매하기 시작한 삼성LED는 지난 5월 60W 백열등 대체용으로 1만8900원짜리를 추가로 내놨다. 판매점도 이마트, 디지털플라자에서 홈플러스, 롯데마트, 전자랜드로 늘렸다. LG전자도 5월 말 4종을 새로 출시하고 판매 채널도 이마트 등 할인점으로 확대했다. 특히 40W 백열등 대체 상품 가격을 국내 최저 수준인 1만3900원으로 정하면서 가격 경쟁에 나섰다. 이에 대응해 필립스도 지난 5일 전국 이마트 매장을 통해 1만원대 LED 조명 3종을 출시했다. 화우테크를 인수한 동부도 사명을 동부라이텍으로 바꾸고 LED 조명 사업을 본격화했고, 지난해 9월 포스코도 포스코LED를 설립하고 조명시장에 뛰어들었다.
◇‘적합 업종’ 놓고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신경전=현재 LED 업체는 대기업 7곳, 중소기업 800여곳으로 점유율은 대기업 60%, 중소기업 40%가량인 것으로 지식경제부는 파악하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의 LED 조명 시장 진입을 막기 위해 LED 조명 분야를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신청해놓고 대기업과 대립하고 있다. 중소 조명업체들은 대기업이 조명 시장에 들어오면 가격경쟁력으로 인해 중소업체들은 고사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반면 대기업들은 외국 대기업들이 이미 시장에 진출해 있는 상황에서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선정된다면 국내 대기업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중소업계가 독자 LED칩 기술 등을 축적하지 못한 채 외국에서 핵심 부품을 들여와 조립 납품하는 영세한 사업 형태를 띠고 있다”면서 “대기업이 손을 떼면 국내 시장은 외국 기업의 차지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