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노조 받들어 모시는 韓赤 정말 개탄스럽다
입력 2011-07-12 17:58
국민들의 혈액을 무료로 제공받아 사업을 벌이는 대한적십자사의 행태가 개탄스럽기 그지없다. 일도 하지 않은 노동조합 전임자에게 편법으로 돈을 지급하는 것은 물론 노조 주최 행사에 거액을 지원하기까지 했다. 한나라당 손숙미 의원 측이 공개한 한적의 노동조합 지원 내역은 자연스레 ‘노동귀족’이란 단어를 떠오르게 한다.
우선 한적은 노조전임자 발령 전 3개월간의 평균 특근비를 매달 노조전임자에게 특근비로 지급했다.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특근비 명목으로 노조전임자에게 지급한 액수만 무려 3억4000여만원에 이른다. 노동조합은 조합원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결사체에 불과한데도 노조를 떠받들어 모셨다.
이뿐만이 아니다. 노조전임자의 출장비와 노조 사무실 운영비 등의 명목으로 8억원가량 지원했다. 국민들의 자발적인 헌혈을 바탕으로 사업을 벌여 노조원들의 복지를 향상시키는 데 사용한 셈이다. 심하게 말하면 국민들의 피를 팔아 자신들의 배만 채운 꼴이다. 직원들의 기강해이도 곳곳에서 드러났다. 헌혈차량에 보관돼 있던 문화상품권이 없어져도 직원들은 신고조차 하지 않아 피해가 반복되도록 방치했다. 직원들의 무관심 속에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5개 혈액원에서 문화상품권 5000여장이 분실됐다.
1905년 탄생한 한적은 전쟁과 가난으로 힘들었던 우리 국민에게 희망과 위안을 주면서 발전해 왔다. 혼자서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을 나눠 지며 매혈을 헌혈로 변화시키는 등 훌륭한 일을 많이 했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주선하고 지진으로 고통받던 이웃나라에도 먼저 달려가 적십자 정신을 실천했다. 재난 현장에선 아무런 대가 없이 묵묵히 어려운 사람들을 도왔다. 이런 한적이었기에 국민들은 비록 작은 돈이나마 흔쾌히 성금을 냈다. 힘들고 어려운 이웃의 밝은 미소를 찾아주는 데 사용될 것이란 굳은 믿음이 있었기에.
그러나 이제 한적은 국민들에게 면목이 없게 됐다. 가난한 이웃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맡긴 성금을 엉뚱한 곳에 퍼부은 마당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한적의 환골탈태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