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연 연장 두번째 홀 버디…"희경 언니, 미안해"

입력 2011-07-12 01:49

또 하나의 신데렐라가 탄생했다.

한국 선수끼리 메이저대회 첫 연장전을 벌인 제66회 US여자오픈에서 유소연(21·한화)이 서희경(25·하이트)을 꺾고 비회원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정상을 처음 밟는 쾌거를 이뤘다.

작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상금 랭킹 4위를 차지해 이번 대회 출전권을 얻은 유소연은 11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브로드무어 골프장 동코스(파71·7047야드)에서 열린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4라운드 합계 3언더파 281타로 서희경과 동타를 이룬 뒤 16~18번홀에서 펼쳐진 연장 3개 홀 결과 1언더파를 기록해 1오버파에 그친 서희경을 따돌렸다.

전날 서희경에 1타 뒤진 채 일몰로 경기를 마치지 못한 유소연은 이날 오전 속개된 경기에서 천금같은 버디를 낚아 연장전에 들어갔다. 전날 15번홀까지 2언더파를 기록한 유소연은 18번홀(파4) 두 번째샷을 홀컵 1.8m에 붙여 극적인 버디를 기록했다. 2009년 국내 무대에서도 치열한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던 이들은 미국 무대에서도 한 치의 양보 없는 연장접전을 펼쳤다.

연장전 16번홀(파3)에서 파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유소연은 17번 홀에서 버디를 낚은 반면 서희경은 드라이버샷을 벙커에 빠트린 뒤 두 번째 샷조차 그린 입구 러프에 빠트려 4온2퍼트로 보기에 그쳤다.

한국 선수들은 청야니(대만) 등의 위세에 눌려 올 들어 단 한 차례도 LPGA 투어 우승을 하지 못했지만 유소연이 가장 권위 있는 이번 대회에서 시즌 첫 우승과 함께 첫 메이저 우승이란 감격도 맛봤다. LPGA 투어에서 메이저 대회를 제외하고 한국 선수끼리 연장전을 벌인 것은 2000년 9월 세이프웨이 클래식에서 김미현과 장정 이후 6차례나 벌어졌다.

한국 여자골프는 이 대회에서 박세리(34)가 1998년 처음 우승한 뒤 김주연(2005년) 박인비(2008년) 지은희(2009년) 유소연까지 모두 5명의 챔피언을 배출하게 됐다. 또 1987년 US여자오픈 우승자인 로라 데이비스(잉글랜드)와 2008년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자인 신지애에 이어 3번째로 LPGA 투어 비회원 메이저 우승 기록도 만들어냈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