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상무 이수철 감독 구속… 승부조작 선수 부모 협박해 1000만원 갈취 혐의
입력 2011-07-12 01:52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의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선수들이 무더기 연루된 데 이어 이번에는 현역 감독까지 구속됐기 때문이다.
프로축구 1부 리그 격인 K리그 상주 상무의 이수철(45) 감독이 승부조작에 연루된 선수 부모를 협박해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군법원은 11일 오후 5시40분쯤 이 감독에 대해 뇌물수수 및 공갈 혐의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승부조작과 관련해 감독이 구속된 것은 이 감독이 처음이다.
군 관계자는 “이 감독이 선수 부모에게 연락해 ‘아들의 승부조작 사실을 아느냐’며 협박한 뒤 금품을 두 차례에 걸쳐 1000만원가량 받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수석코치 시절이던 지난해 소속 선수였던 김동현의 승부조작 사실을 알고 김동현 선수의 부모에게 두 차례에 걸쳐 1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국가대표 출신인 김동현은 승부조작을 주도한 혐의로 이미 군 검찰에 구속됐다. 지난해 상무 시절 승부조작에 가담한 이유로 불구속 기소된 최성국(수원)은 검찰에서 “승부조작 모의 사실을 코칭스태프에게 알렸지만 묵살됐다”고 말한 바 있다.
결국 이 감독은 승부조작 사실을 이미 알았고, 이를 미끼로 선수 부모를 협박하는 파렴치한 일을 저지른 셈이다. 이에 따라 군 검찰은 이 감독이 승부조작에 직접 연루됐거나 다른 선수의 부모에게도 돈을 요구했는지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 감독은 지난 8일 서울과의 경기에 앞서 군 검찰에 소환돼 조사받아 벤치를 지키지 못했다. 이 감독은 군무원 신분으로 지난해까지 상무에서 코치를 맡았다가 올해 감독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소식을 전해들은 이재철 상주 단장은 “이 감독 구속 소식을 듣고 믿기지 않았다”며 “평소 이 감독에게 커다란 신뢰를 보내고 있었는데 구속됐다는 소식을 들으니 제가 죄지은 것보다 더 가슴이 아프다”고 안타까워했다. 상주는 이 감독이 구속됨에 따라 당분간 김태완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팀을 이끌 전망이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