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연착륙 방안 찾기, 신경전으로 날샜다

입력 2011-07-06 21:35


정부와 정유업계가 기름값 할인이 종료되는 날까지 신경전만 벌이다 연착륙 방안은 도출하지 못했다.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전경련 경제정책위원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기름값 결정은)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에쿠스를 타는 사람에게도 기름값을 낮춰줘야 하겠느냐. 부자와 서민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기름값 인하는 분배 차원에서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기름값 인하 대신 민관공동으로 빈곤층 기금을 마련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기름값을 내릴 때는 SK에너지가 앞장섰고 이번에 단계적 환원은 GS칼텍스가 먼저 하고 있다”며 “우리는 원칙에 맞게 국민에게 가격을 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정부는 정유사들에 직간접적인 압박을 계속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석유제품 유통 과정에서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협조를 부탁한다는 취지를 정유사들에 전달했다”며 “일선 주유소에서 곧바로 ℓ당 100원이 오르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정관 지경부 차관이 지난 4일 “다른 정유사도 GS칼텍스의 방침을 따라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도 정유사들엔 적잖은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기름값이 하루 사이에 크게 오르진 않겠지만 어느 정도 가격 인상은 불가피해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5일 현재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 평균가격은 ℓ당 1921.62원이고, 서울지역 평균은 1994.34원이었다. 따라서 정유사들이 공급가격을 10원만 올려도 서울지역 주유소 평균가격은 ℓ당 2000원을 넘어서게 된다.

특히 강남구는 지난 5일 평균가격이 ℓ당 2086.51원이었고, 중구 2079.6원, 용산구 2071.47원, 마포구 2048.52원 등으로 이미 2000원 선을 넘어선 상황이어서 2100원 돌파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따라서 7일 이후 가격인상 폭이 예상보다 클 경우 정부에 유류세 인하 등 기름값 안정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