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아의 행복스케치] 목소리에 그리스도의 향기를 싣자

입력 2011-07-06 17:50


흔히 표정 연기를 잘하는 사람을 빗대어 ‘천의 얼굴’을 가졌다고 말한다. 그런데 실제로 사람이 지을 수 있는 표정의 종류는 7배나 많은 7000가지로 분석된다. 이는 80여개의 크고 작은 얼굴 근육이 서로 밀고 당겨서 만들어질 수 있는 표정이다. 나는 가끔씩 사람의 얼굴을 생각할 때마다 하나님의 위대한 창조 능력에 감탄하곤 한다. 다양한 감정을 표현해내는 사람의 얼굴 표정만으로도 창조의 신비를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면 목소리의 표정은 몇 가지나 될까. 목소리는 감정 전달 매체로서 표정만큼이나 다양하다. ‘아’라는 외마디 소리에도 기쁜 감정, 놀란 감정, 괴로운 감정 등 수많은 감정이 표현되니까. 친절과 배려가 배어나는 목소리는 상대의 기분을 좋게 만들지만 반대의 경우 불쾌감을 주고 갈등의 단초를 제공하기도 한다. 불쾌감을 주는 말투나 어감 때문에 갈등을 일으켜 살인까지 하게 되는 극단적인 사례도 있다.

친절과 배려가 배어나는 목소리

한국인들은 유교 문화의 영향으로 얼굴도 무표정하거니와 목소리 또한 무뚝뚝하다. 크리스천이라고 해서 별반 다르지 않다. 감정 조절을 못해, 혹은 무심코 내뱉은 말 때문에 인간관계가 단절되는 경험을 누구나 해봤을 것이다. 내적 이미지와 믿음은 좋은데 표현이 뚱한 사람들은 대인관계에서 손해를 보거나, 믿음의 공동체 안에서는 원활한 교제가 이루어질 수 없다. 따라서 표정이나 목소리로 자기 관리를 잘하는 사람들은 중요한 무기를 갖춘 셈이다. 한 개인의 표정과 목소리, 그리고 태도는 자신이 원하든 원치 않든 반복되는 작은 습관에서 굳혀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크리스천들은 의식적으로라도 밝은 표정과 목소리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표정과 목소리는 말 그대로 표현하는 도구일 뿐이다. 믿음이 성숙한 만큼 자기표현 능력도 업그레이드돼야 한다. 그러면 효과적인 대화법에 대해 알아보자.

첫째, 미소 지어라. 상대의 말을 들을 때, 표정은 입가에 미소를 살짝 띠면(모나리자 미소) 여유 있어 보인다. 무표정한 얼굴이면 상대는 대화에 관심이 없다고 판단할 수 있다. 또한 대화 내용에 걸맞은 표정관리도 중요하다. 슬픈 대화라면 슬픈 표정을 지어야 하는 식이다. 속으로만 슬퍼해주면 슬픈 당사자는 상대의 마음을 읽지 못한다.

둘째, 긍정적으로 말하라. 긍정적 화법은 설득력을 높인다. 거절이나 반대의 의사를 나타낼 때 ‘부정 화법(No, But)’보다는 ‘긍정 화법(Yes, Because)’이 좋다. 거절이라는 결과는 같지만 후자가 거부감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직접 화법’보다는 ‘간접 화법’을 습관화할 필요가 있다. ‘저는 그 방법이 싫어요’(직접 화법)보다는 ‘저는 다른 방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간접 화법)가 훨씬 부드럽게 받아들여진다. 그리고 ‘이것을 주세요’(명령어)보다는 ‘이것을 좀 주시겠습니까’(겸손어) 화법이 몸에 밸 수 있도록 늘 의식하자. 이러한 화법들은 ‘쿠션화법’이라고도 말한다.

셋째, 눈을 맞춰라. 대화할 때는 말하는 사람의 눈을 봐야 한다. 상대의 눈을 쳐다보지 않으면 소극적인 사람처럼 비쳐진다. 어떤 사람들은 어른과 대화할 때, 상대의 눈을 쳐다보면 예의에 어긋난다고 하는데 그것은 유교 문화의 퇴물이다. 어른이나 윗사람과 대화할 때도 상대의 눈을 쳐다봐야 한다. 이때 상대의 미간을 보면 눈빛이 부드럽다.

믿음 만큼 자기표현 능력도 업그레이드

넷째, 경청하라. 한 번 말하고 두 번 듣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사람의 얼굴에서 입이 하나인 것은 한 번 말하라는 뜻이고 귀가 두 개인 것은 두 번 들으라는 뜻이란다. 여기에 딱 맞는 성경 구절을 보자.

“사람마다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며 성내기도 더디 하라”(야고보서 1:19)

다섯째, 맞장구쳐라. 상대의 말에 공감하는 내용이면 ‘맞습니다’ ‘그렇군요’ 식의 맞장구를 쳐주라. 목 고개를 끄덕여주는 것도 맞장구다. 그러면 대화의 상대는 신바람이 나게 되고 당신에게 호감을 가질 것이다. 상대가 말할 때 무표정한 얼굴로 목석처럼 앉아만 있다면 대화에 관심이 없는 사람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 그리고 대화의 장은 무미건조해진다.

무엇보다도 좋은 대화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기도 모르게 굳어진 단점을 발견하고 끊임없이 변화하기 위한 의지가 요구된다. 나아가 매력 있는 크리스천의 이미지를 구축하여 예수님의 말씀 향기를 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