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 회복·中 긴축 완화땐 코스피, 연말 고점 찍을 것”

입력 2011-06-30 18:30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이 예측하는 하반기 증시 전망

30일 코스피지수가 2100.69까지 오르며 지난 3일(2113.47) 이후 거의 한 달 만에 2100선을 되찾았다. 전날 그리스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에 대한 해결 기미가 보이면서 시장이 안도한 덕분이다. 이로써 중동 사태(유가 폭등), 동일본 대지진 등 ‘돌발 변수’로 크게 출렁였던 상반기 주식시장은 그리스 재정위기 일단락으로 소폭 반등하며 마무리됐다.

상반기 내내 이런 현안들로 짓눌렸던 증시가 하반기에는 조정 국면을 뚫고 올라설 수 있을까. 주요 10개 증권사(대신 대우 동양종금 미래에셋 삼성 신한투자 우리투자 하나대투 한국투자 현대) 리서치센터장에게 하반기 주식시장 전망을 물었다.

◇미국 경기둔화·중국 긴축 해소가 관건=증권사 리서치센터장 10명 모두 하반기 주식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3분기(7∼9월)까지 조정 국면이 이어질 것이란 일부 의견도 있었지만, 늦어도 4분기(10∼12월)에는 상승세를 타 연 고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부분이 코스피지수 전망치를 연초보다 100포인트 가까이 높게 상향 조정했다.

하반기 주식시장을 규정지을 키워드는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미국과 중국, ‘G2’의 경기였다. 윤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경기둔화가 언제쯤 해소되느냐가 중요한데, 지금으로선 미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3차 양적완화(유동성 공급)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며 “국제에너지기구(IEA)가 6000만 배럴의 전략 비축유를 방출키로 했는데 이는 유가 하향 안전을 통해 소비 침체를 막겠다는 미국의 전략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김지환 하나대투증권 센터장은 “2∼3개월 경기지표를 두고 볼 필요가 있겠지만 더블딥(이중침체)보다 소프트패치(일시후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미국 경기의 4분기 회복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중국의 긴축정책은 3분기 전후로 마무리돼 증시에 먼저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센터장들은 예상했다. 조윤남 대신증권 센터장은 “중국의 경기선행지수가 3개월 연속 오름세인데다 물가 상승률도 둔화돼 3분기부터 경기 모멘텀이 살아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3분기까지 주식시장이 답보 상태를 보인다는 견해도 있다. 오성진 현대증권 센터장은 “그리스의 경우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지만 7, 8월 국채 만기가 집중돼 있어 여전히 시장에 리스크로 잠복해 있다”고 지적했다. 양기인 신한투자 센터장도 “신흥국의 인플레이션이 7월 고점을 찍으며 고비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차·화·정+IT·건설·조선=하반기 코스피는 하나대투증권이 연말 최고점으로 2720을 예상해 가장 높은 전망치를 내놨고, 미래에셋증권이 2300으로 가장 보수적이었다. 대체로 연 고점으로 2400∼2500을 예상했다.

주도 업종에 대해서는 상반기 주도주였던 자동차, 화학, 정유업종 등 이른바 ‘차·화·정’을 꼽는 의견이 많았다. 여기에 IT, 건설, 조선, 운송 등으로 ‘온기’가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센터장은 “3분기는 해외여행이 많아 운송업 성수기인데다 상반기에 주가도 많이 빠진 상태여서 해운·항공주가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재 한국투자 센터장은 “차·화·정 중 자동차는 여전히 유망하고, 실적 대비 주가가 많이 빠진 IT가 서서히 주도주로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민정 이경원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