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엔 고엽제 매립징후 없다… 市, 미군기지 주변 10곳 지하수 조사

입력 2011-06-29 17:57

서울 시내 주한미군 기지 주변 10곳의 지하수에 대해 유해물질 성분 특별검사를 실시한 결과 고엽제 매립 징후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지난 7일부터 시 보건환경연구원과 함께 용산기지 등 시내 미군기지 주변 10곳의 지하수 관정에서 채취한 시료를 분석한 결과 고엽제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29일 밝혔다.

시는 맹독성 물질인 다이옥신과 ‘2,4-D’, ‘2,4,5-T’가 발견되지 않아 고엽제 매립 징후는 없다고 판단했다. 고엽제는 제초제인 ‘2,4-D’와 ‘2,4,5-T’를 배합해 만들며 이 과정에서 다이옥신이 부산물로 생성된다.

고엽제 주성분인 ‘2,4-D’와 ‘2,4,5-T’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분해 될 가능성이 있지만 다이옥신은 화학구조가 매우 안정적이기 때문에 쉽게 분해 되지 않는다. 따라서 매립 시기가 오래 전이라도 다이옥신 검출 여부를 조사해 고엽제가 묻혔는지 판단할 수 있다.

이들 성분이 검출되지 않은 만큼 시는 고엽제 매립에 따른 지하수 오염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결론을 내린 것. 하지만 고엽제 등 위해물질이 매립됐는지 명확하게 밝히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경북 칠곡군 왜관읍 캠프 캐럴 인근을 조사할 때와 마찬가지로 시내 미군기지 내부가 아니라 주변 지하수만 채취했기 때문이다.

또 서울에는 모두 12곳의 미군기지가 있으나, 주거지와 가까운 10곳 주변만이 조사 대상으로 선정됐다. 남산 일대에 위치하고 있는 캠프 모스와 미8군 휴양소 주변 등 2곳은 검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시 관계자는 “기지 안 지하수나 토양까지 검사한 뒤 조사 지역 일대의 지하수 흐름을 파악, 분석을 해야 정확한 오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며 “현재로선 드럼통 등 유출방지 장치를 설치해 매립했을 가능성에 대해 파악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시는 고엽제 오염 여부 외에도 일반적인 수질 오염 상태 등을 분석, 미군기지 주변 지하수 수질검사 결과를 조만간 발표할 방침이다.

한편 시는 2009∼2010년 서울 이태원동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일대 용산 미군기지 주변에서 실시된 유류정화작업 비용을 배상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승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는 국가로부터 정화비용 6억5000만원을 배상받을 수 있게 됐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