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가르드, IMF 첫 여성 총재 등극… 수중발레 연기하듯 세계경제 조율한다

입력 2011-06-29 21:38

크리스틴 라가르드(55) 프랑스 재무장관이 국제통화기금(IMF) 11대 총재로 선출됐다. 1947년 IMF 출범 이후 64년 만의 첫 여성 총재다.

IMF는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본부에서 집행이사회를 열어 만장일치로 라가르드를 총재로 선출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라가르드 신임 IMF 총재는 성추문 사건으로 사임한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총재에 이어 7월 5일부터 5년 임기를 시작한다.

미국 유럽 중국 러시아 등의 지지를 받은 라가르드가 선출되면서 유럽 출신이 IMF 총재를 맡는 전통은 계속 이어지게 됐다.

그는 “이사회가 나를 신임해준 것에 대해 영광스럽고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2500명의 IMF 직원들이 조직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하고 하나가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여전히 남성 중심의 조직인 IMF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라가르드는 선출된 직후 “그리스 긴축 재정안 통과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그리스 전체가 고통 분담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라가르드가 그리스 재정위기 해결과 성추문 사건으로 실추된 IMF의 위상 회복이라는 숙제를 떠안았다고 평가했다. 미국 유럽 등 강대국에서 경제위기가 발생했을 때 다른 나라에 전이되지 않도록 세계 금융 시스템을 개혁하는 것도 IMF의 과제라고 AFP통신이 지적했다. IMF 내에서 발언권을 높이려는 개발도상국의 요구를 어떻게 수용할지도 그의 과제다.

파리10대학 로스쿨을 졸업한 라가르드는 미국 시카고에 있는 로펌 베이커&매킨지에서 활동하다 2005년 6월 프랑스 대외무역부 장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2007년 6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그를 재무장관으로 임명했고, 프랑스 역사상 최장수 재무장관으로 활약해 왔다.

그는 사안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직설적인 화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노련한 협상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교 시절에는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국가대표로 활약하기도 했다. 이혼했으며, 슬하에 자녀 2명을 두고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