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시신·팔려가는 ‘꽃제비’ 아이들 보며… “목회자로서 침묵할 수 없었다”
입력 2011-06-28 17:44
최근 北 인민보안성 내부 문건 공개한
갈렙선교회 김성은 목사
“탈북자 시신을 직접 보고 어린 ‘꽃제비’ 아이들이 얼마 안 되는 돈에 팔려가는 것을 목격한 사람은 저의 심정을 이해할 겁니다. 목회자로서 그런 모습을 보고 침묵한다면 과연 우리가 얘기하는 하나님 나라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갈렙선교회 김성은 목사는 최근 인터뷰에서 북한 인민보안성(현 인민보안부)의 내부 문건을 국민일보를 통해 처음 공개한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2000년 1월 중국 방문 중 두만강에서 꽃제비들의 처참한 모습을 본 뒤 탈북자에 관심을 갖게 됐고, 목회자가 된 후부터 줄곧 탈북 사역의 길을 걷고 있다.
사실 이번 자료는 북한의 꽃제비와 탈북 여성들이 낳아 중국에 남겨둔 아이들을 데려오는 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얻게 됐다. 김 목사는 “북한의 현실이 이렇게 처참한데, 북한에 가족을 두고 온 탈북자들이 과연 한국에서 편하게 살 수 있겠느냐”며 “그들이 가족과 만날 수 있도록 돕고, 더불어 그 황량한 마음을 하나님을 향한 신앙으로 붙잡을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서해상으로 9명의 탈북자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도왔던 것도 김 목사였다. 그는 “고아와 나그네를 돌보라고 하신 성경 말씀대로 행할 뿐”이라며 “예수님이 주신 그 비전 때문에 순교도 각오하고 폭풍 속에 배를 타고 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늘 비용 문제가 그의 발목을 잡는다. 그가 탈북자 30여명과 함께 지내고 있는 천안 바울선교교회는 여전히 작은 지방 교회일 뿐이다. 짬짬이 불러주는 교회나 단체를 찾아다니며 북한 실태에 대한 강연이나 간증을 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그래서 지난 3월 탈북 역시 비용 문제로 준비기간이 2년 넘게 걸렸다. 당시에도 암 투병 중인 집사님이 내놓은 헌금이 토대가 되고 이후 여러 사람들의 성의가 모여서 기적처럼 비용을 마련할 수 있었다.
꽃제비들을 데려오겠다는 그의 꿈도 현실화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갈지 아무도 모른다. 그는 “이곳에서 하나님을 접한 탈북자들을 미래 북한 사역자로 키워서, 통일된 뒤 북한에 들어가 하나님 나라를 이루고 싶다”며 “그 꿈을 위해 늘 하나님이 함께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