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자금 비중 30% 육박… 중소형증권사 ‘죽을 맛’

입력 2011-06-27 18:31

콜 차입이 제한된 요즘 증권업계에는 불만과 긴장이 가득하다. 자금을 대기 어려워 퇴출까지 바라보게 된 중소형 증권사의 표정이 특히 어둡다.

콜 자금은 증권사끼리 무담보로 주고받는 초단기 자금을 말한다. 27일 금융투자협회의 집계에 따르면 국내 32개 증권사의 자기자본 대비 콜 자금 비중은 여전히 약 30%(12조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콜 비중이 차츰 줄어들고는 있지만 아직 자금조달 대안이 확실치 않아 중소형사의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콜 차입 대안으로 제시한 기업어음(CP), 환매조건부채권(RP) 등은 중소형사에 큰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중소형사는 대개 대형사보다 신용등급이 낮아 CP를 활용하기 어렵다. 또 담보 채권이 적어 RP거래로 돈을 빌리기도 어렵다. 오후 4시 이후 이용할 수 있는 자금조달 시장이 사라진다는 것도 부담스러운 점이다.

증권사들은 고객 예탁금을 영업자금으로 쓸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하지만 금융당국은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허용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행 25% 제한으로도 리스크 방지 취지는 충분히 살린 것 아니냐”며 아쉬워했다. 한 중소형 증권사의 임원은 “콜을 금지하면 시장을 떠나는 회사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