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넥스’ 175억, 최태원 돈? 최재원 돈?… 檢, SK서 유입단서 확보

입력 2011-06-27 18:13

검찰은 27일 SK그룹 상무 출신인 김준홍(45·구속기소)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가 회사 금고에 비치해 둔 자금 일부가 SK그룹 고위층에서 유입된 흔적을 잡고 이 자금의 성격이 무엇인지 추적 중이다. 검찰은 특히 김 대표가 SK그룹 오너 일가의 자금을 관리해 온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 돈이 SK그룹 최태원 회장 또는 최재원 부회장의 돈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검사 이중희)는 베넥스인베스트먼트의 서울 여의도 본사 압수수색 도중 사무실 금고에서 발견한 거액의 수표 추적 과정에서 이 돈이 SK그룹에서 나온 단서를 잡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김 대표의 금고 압수수색 과정에서는 175억원대의 수표와 금괴가 발견됐다. 김씨는 그동안 해당 수표의 성격에 대해 “지인들 여러 명이 세무조사를 받을 당시 내게 맡겨 둔 것으로 전혀 문제될 게 없는 돈”이라는 취지로 주장해 왔다.

SK 임원 출신으로 투자전문회사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인 김씨는 700억원대의 주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해외개발업체 글로웍스 박성훈 대표와 함께 지난달 구속기소됐다. 김 대표는 박 대표와 함께 2009년 8월 몽골의 금광을 개발한다는 허위정보를 수차례 유포하는 등 허위 공시해 글로웍스의 주가를 인위적으로 띄웠다. 얼마 전 선물 투자로 1000억원대의 손실을 본 최 회장도 베넥스인베스트먼트를 통해 거액을 투자하는 등 SK그룹 측은 그동안 김씨의 투자회사에 2000억원대의 돈을 투자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김 대표의 금고 내에 있던 거액의 수표와 금괴의 성격을 규명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지인들이 개인적으로 맡겨둔 돈이라는 김 대표 주장처럼 개인 간 사적 거래라면 별다른 혐의를 둘 순 없겠지만, 기업 차원에서 조성한 비자금 중 일부라면 추가적인 자금조성 경로 확인작업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검찰은 아직 혐의를 입증할 만한 객관적 자료를 확보하지 않은 상태라며 SK그룹 관련 수사에 대해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있는 상태다.

노석조 기자 stonebir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