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메아리’ 지나갔다…13명 사망·실종

입력 2011-06-27 00:17


제5호 태풍 메아리가 우리나라에 상륙하지 않고 서해 북쪽 해상으로 지나갔다. 기상청은 26일 오후 7시를 기해 전국 육상에 발효된 태풍특보를 모두 해제했다. 그러나 태풍 영향으로 돌풍과 집중호우가 발생해 9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됐다. 강풍·침수 피해도 속출했다.

메아리는 26일 오전 6시 제주도 서귀포 200㎞ 해상에 진입한 뒤 전국에 비바람을 뿌렸다. 메아리는 자정을 전후해 북한 신의주 부근에 상륙한 뒤 태풍의 성질을 잃었고, 27일 정오쯤 청진 서북서쪽 130㎞ 육상에서 소멸될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태풍이 한반도 서해안을 따라 이동하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26일 경남 밀양시 산내면 용전마을 산내천에 승용차가 빠져 김모(47)씨 등 일가족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25일에는 충북 청주시에서 무심천 징검다리를 건너던 중학생이 급류에 휩싸여 실종됐다가 하루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강원도 영월군 김삿갓면 진별리 계곡에서는 영월소방서 소속 이창호(30) 소방교가 실종된 여자 어린이를 수색하다 급류에 휩쓸려 순직했다.

같은 날 오전 4시10분쯤 경북 칠곡군 약목면 보행자 전용 인도교 ‘호국의 다리’(왜관철교) 중 약목 방면 2번 교각이 무너지면서 상판 1개와 다리 위쪽 철구조물(트러스트)이 함께 붕괴됐다.

전남 지역에서는 초속 20여m의 강한 바람으로 주택 지붕이 날아가고 양파 등을 재배하던 9개 농가의 비닐하우스 11개동 7100여㎡가 무너졌다. 26일 현재 경북 안동 등에서 주택 18동이 파손됐고 5동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또 충남·북, 경북, 전남 등지의 농경지 1257.6㏊가 물에 잠겼고 비닐하우스 65동이 침수됐다. 청원 국도 19호선 등 도로 9곳은 유실됐다.

서울에서는 마포구에서 가로수 15그루가, 인사동과 청와대 연무관 인근에서도 강풍을 견디지 못한 가로수가 쓰러지는 등 강풍 피해가 잇따랐다. 제주를 잇는 하늘길과 뱃길도 끊겼다. 제주공항을 연결하는 모든 항공기가 결항됐고 제주항, 인천항, 통영항, 포항항, 동해항 등 전국 항만에서 85개 항로 118척이 통제됐다.

국토해양부는 4대강 수위가 내려가는 대로 보, 교량 등 주요 시설물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해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인한 공사현장의 문제점을 보완키로 했다.

전웅빈 기자, 전국종합=김경택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