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해커 낀 일당 인터넷뱅킹 아이디·비밀번호 등 1200만명 개인정보 빼내 판매

입력 2011-06-23 21:16

은행, 저축은행, 대부업체, 카드사 등 금융권 및 통신사 이용자, 정부부처 공무원 등의 개인정보가 대거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시중은행의 고객 이름과 인터넷뱅킹 아이디·비밀번호, 대출일자·금액 등 1급 정보뿐 아니라 전·현직 공무원들의 소속 기관, 주민등록번호, 연락처 등 개인 신상정보가 새어나갔다.

23일 경기도 부천 오정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까지 1년여간 120여 차례 개인정보를 판매해 5400여만원을 대포통장으로 입금 받아 챙긴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지난달 20일 구속된 김모(26)씨의 이동식 저장장치(USB)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

USB에는 금융권·카드사·통신사 이용자 및 공무원 등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이메일주소 등 1200만명분의 개인정보가 집단별로 분류·저장돼 있었다. 경찰은 이 가운데 제1금융권의 개인정보 일부가 시중은행 고객의 개인정보인 것으로 확인했다. 통신사 정보는 대부분 일치했으며 공무원 명단도 상당부분 정확했다.

오정경찰서 관계자는 “은행 자료에는 맞지 않는 것도 있기 때문에 은행 자체가 아닌 다른 루트를 통해 정보가 유출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 1월부터 중국 해커가 국내 업체의 개인정보 약 1000만건을 해킹하도록 도와주고 이 개인정보를 팔아 6000만원 이상의 이득을 얻은 혐의로 정모(26)씨와 김모(26)씨 등 2명을 구속하고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이 유출한 개인정보의 주요 출처는 J채팅사이트의 고객정보(약 250만건), I콜센터(약 200만건), R대출업체(약 1만9000건) 등이었다. 유출 개인정보 약 1000만건은 중복이 거의 없어 사실상 국민 1000만명의 정보가 유출된 것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이 확보한 자료에는 피의자들이 국내 저축은행과 카드사 고객의 것으로 분류해 놓은 개인정보가 포함돼 있었다.

최승욱 기자, 부천=정창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