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용인시… 예산 부족 이유로 핸드볼 팀 해체하면서 수백배 더 드는 프로 야구단 창단 검토

입력 2011-06-23 18:27

돈이 없다며 여성 핸드볼 팀 등을 해체하기로 한 경기도 용인시가 이보다 수백 배의 예산이 필요한 프로야구단 창단을 검토,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비인기 종목 운동부를 없애 감독·선수 등을 실직자로 만들어 놓고, 확실한 홍보효과가 있는 인기 종목을 운영하겠다는 것은 ‘표(票)퓰리즘’의 전형이라는 지적이다.

김학규 용인시장은 “개통여부를 놓고 진통 중인 경전철(에버라인) 운영 활성화 등을 위해 프로야구단 창단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김 시장은 “현재 조성 중인 시민체육공원 내 일부 부지를 제공하고, 민간 투자를 받아 프로야구단을 창단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며 “시의회와 협의를 거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예산부족으로 올림픽 등에서 선전해온 핸드볼 종목까지 해체하려는 판에 프로야구단을 창단하겠다는 김 시장의 구상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시는 지난해 말 시청 소속 21개 운동부 가운데 핸드볼과 수영, 역도, 탁구 등 비인기 종목 12개를 해체하기로 하고, 운동부 예산을 연간 216억원에서 70억원으로 대폭 감축했다.

시청 핸드볼 팀은 이달 말 해체될 예정임에도 불구하고 투혼을 발휘, 2011 SK핸드볼 코리아리그에서 선전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 상태다. 시청 핸드볼 팀의 연간 운영비는 12억여원이다. 그동안은 시가 전액 재정지원을 해 왔지만 지난해 재정악화로 더 이상 운영이 어렵다며 이달 말까지 해체하기로 결정했다. 한국핸드볼발전재단에서 2억5000만원을 지원하겠다며 해체 결정을 재고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시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프로야구단을 창단하려면 경기장 건립비 2000억원을 포함해 창단 시 가입금 및 예치금 150억원, 초창기 선수 스카우트비 100억원 이상, 연간 구단 운영비 150억∼200억원 등 24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핸드볼 팀 연간 운영비의 200배다.

용인=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