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통튀는 러브스토리로 ‘최고의 사랑’ 받아… 드라마 ‘최고의 사랑’ 종영

입력 2011-06-24 06:37


MBC 수목드라마 ‘최고의 사랑’이 23일 막을 내렸다. ‘최고의 사랑’은 시청률 30%를 웃돈 대박 드라마는 아니었지만 방송 내내 최고의 화제작 자리를 지켰다. 배우들의 호연과 만화적 상상력을 맛깔 나게 구현한 대본, 연출력으로 매주 시청자를 웃기고 울렸다. 로맨틱 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드라마는 당대 최고 톱스타와 비호감 연예인의 러브 스토리를 뼈대로 삼았다. 어쩌면 ‘신데렐라 드라마’의 문법을 따르는, 다소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는 작품이었다. ‘스타의 연인’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 ‘미남이시네요’ 등 연예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드라마가 꾸준히 있어온 만큼 소재에 있어서도 크게 새로울 게 없었다.

하지만 ‘최고의 사랑’은 이런 한계를 극복해냈다. 우선 배우들이 큰 몫을 했는데, 톱스타 독고진을 연기한 차승원의 활약이 눈부셨다. 그는 과장된 말투와 표정으로 괴팍하면서도 따뜻한 마음을 가진 독고진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공효진 역시 ‘퇴물’ 연예인 구애정의 미세한 심리 변화를 자연스럽게 연기해 호평을 받았다. 네티즌들 사이엔 독고진 팬이 됐다는 ‘독고앓이’, 구애정을 사랑스럽게 묘사한 공효진을 칭하는 ‘공블리(공효진 러블리)’ 같은 신조어가 유행했다.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는 “독고진, 구애정은 어쩌면 신선하지 않을 수도 있는 캐릭터였지만 배우들의 연기가 극을 재미있게 만들었다”며 “특히 차승원은 기존에 보여줬던 코믹한 매력을 더 발전시켜 훌륭한 연기를 선보였다”고 평가했다.

‘마이걸’ ‘환상의 커플’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같은 인기 드라마를 집필해온, 이른바 ‘홍자매’로 불리는 홍정은 홍미란 작가의 솜씨도 다시 빛을 발했다. 이들이 만든 감칠맛 나는 대사와 각종 설정은 매주 화제를 일으켰다.

드라마 전반에 녹여낸 연예계 뒷얘기도 흥미를 자극한 요소였다. ‘비호감’ 구애정이 생계를 위해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기웃거리고, 언론과 인터넷을 통해 확대 재생산되는 루머와 이 때문에 상처받는 연예인의 삶은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중문화평론가인 정덕현씨는 “드라마 속 대사가 유행어가 될 정도로 ‘최고의 사랑’은 대사의 맛이 살아 있었다. 이런 로맨틱 코미디는 없었다”며 “대본 연출 연기 3박자가 모두 맞아떨어졌던 드라마였다”고 격찬했다. 그는 “대중이 관심 있어 할 연예계를 소재로 삼으면서 일본 등 외국에 내놔도 충분히 인기를 끌 만한 콘텐츠 있는 드라마를 만들어냈다”고 덧붙였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