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Tip] (3) 하나님의 러브레터 레위기
입력 2011-06-23 20:09
하나님은 피조물인 인간과 끊임없는 스킨십을 원하신다. 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레위기다. 읽기도 전에 지루하고 딱딱하다고 느끼거나 우리와 전혀 상관없는 얘기라고 간주하는 건 대단한 착각이다. 레위기는 하나님의 ‘인간을 향한 러브레터’이자 ‘시민운동 교재’이기 때문이다.
1∼7장은 5가지 제사법, 11∼16장은 식생활·산후조리·한센병·성생활을 통해 발병하는 여러 가지 부정(不淨)과 정결법, 17∼18장과 20장은 반드시 죽여야 할 죄 리스트, 23장은 하나님 중심과 공동체성 회복을 위한 절기문화, 24장은 생명 배려 등이 담겨 있다. 25장은 안식년과 희년을 통한 경제 불평등 극복과 이웃 사랑을 언급한다. 하나님의 섬세함은 19장에서도 잘 드러난다. 농사짓고 난 뒤 수확물 처리(9∼10절), 품꾼의 삯 처리(13절), 장애인에 대한 자세(14절), 노인 배려(32절), 외국인에 대한 태도(33∼34절) 등. 하나님은 출산 후 산모에게 꼭 출산휴가를 주라(12:2∼5)고 하실 정도로 시대를 앞서간 평등주의자이다.
특히 5가지 제사, 곧 번제·소제·화목제·속죄제·속건제는 용서하고 싶어 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이 잘 나타나 있다. 예를 들어 화목제에는 가난한 이들에 대한 배려와 인관 관계에서 품위를 지키며 살 수 있는 가장 고상한 길이 예시돼 있다. 즉, 이웃과의 나눔을 요구하시는 제사이다. 속죄제는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바로 잡기 위한 것이다. 속건제는 부지중에 하나님의 명을 어기거나 이웃에게 해를 가하는 등 의도치 않은 실수조차 책임을 요구하는 제사다. 곡식을 드리는 소제는 재산을 바친다는 헌신의 의미다. 번제는 하나님께 생명을 드린다는 뜻이다.
10장은 제사장의 사명과 책임을 언급한다. 옷깃을 여미고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 설 것을 촉구하는 것이다.
이 밖에 레위기에는 ‘거룩’이라는 단어가 90회나 나온다. 이는 거룩이 하나님과의 친교를 위해 필요충분조건이라는 것이다. “너는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에게 고하여 이르라 너희는 거룩하라 나 여호와 너의 하나님이 거룩함이니라”(19:2) 거룩은 하나님 말씀을 지켜 행하는 것이다. “이웃 사랑하기를 네 몸과 같이 하라”(19:18)는 말씀은 ‘거룩=사랑’이라는 뜻이다. 하나님의 공의는 사랑을 기반으로 한다. 사랑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 곧 정의이다.
함태경 기자 zhuanji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