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관 복무 버스턴씨, 전쟁 중 피란지 부산 사람들 다양한 모습 카메라에 담았다
입력 2011-06-22 18:52
미국 코네티컷대학 건강센터 명예교수이자 치과 교정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찰스 버스턴(83·사진)씨는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부산 수영지구 K-9 비행장에서 군의관으로 복무 중이었다. 그는 사진기와 무비카메라를 이용해 틈나는 대로 주변 사람들의 일상을 촬영했다.
군용기가 위로 지나가는 가운데 머리에 짐 보따리를 이고 가는 아낙들, 전쟁 중임에도 수영강변에서 장구를 치며 유흥을 즐기는 사람들, 지금은 해수욕장으로 변한 광안리 바닷가, 동래시장에서 국수장사를 하는 누들맨 등 당시로서는 드문 컬러사진과 영상물을 찍었다.
버스턴씨는 2009년과 2010년 2회에 걸쳐 컬러슬라이드 95장과 흑백사진 1장, 그리고 3분51초 분량의 컬러 동영상을 국립민속박물관에 기증했다. 이 가운데 컬러사진 15장과 동영상이 22일부터 9월 5일까지 국립민속박물관 상설전시관 복도 ‘새 자료와 보존처리’ 코너에서 전시된다.
전시와 함께 그의 기증품을 정리한 ‘KOREA 1952 찰스 버스턴 사진집 영상집’도 발간됐다. 고령인 데다 건강이 좋지 않아 전시 개막식에 참석하지 못한 그는 영상집에 수록된 미국 현지 인터뷰를 통해 “60년이 지난 시절, 전쟁 중에 찍은 사람들의 모습을 돌아보니 감회가 새롭다”고 전했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