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 자화상 중 한점은 동생이 모델

입력 2011-06-22 18:30

19세기 인상파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자화상 가운데 한 점은 본인이 아니라 동생 테오 반 고흐를 그린 것으로 조사됐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반 고흐 미술관은 1887년 ‘자화상’의 주인공이 테오인 것으로 결론내렸다고 AP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고흐 형제의 우애는 널리 알려진 얘기지만 고흐가 그린 테오 그림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술관은 1887년 그려진 자화상 두 점에서 차이를 발견했다. 한쪽 그림은 다른 고흐 자화상과 마찬가지로 길고 각진 귀를 갖고 있지만 다른 그림의 주인공은 귀가 둥근 모양이었다. 수염 색깔도 고흐 자화상은 붉은빛이 도는 반면 테오로 보이는 인물은 황토색이었다. 고흐 자화상에선 구레나룻이 뚜렷하지만 테오는 귀밑을 면도한 모습이었다.

미술관은 테오의 초상화가 고흐 형제가 프랑스 파리에 함께 살 때 그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흐의 삶은 대부분 형제가 주고받은 편지를 통해 알려져 1887년의 그의 행적이 베일에 싸여 있다. 고흐가 스스로 귀를 자른 시기는 1888년 12월이다.

미술관은 또 고흐의 다른 작품 ‘종달새가 있는 밀밭’(1887)에 등장한 새가 자고새(꿩과의 산메추라기 일종)인 것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